'코로나19' 치료제는 공염불 vs 희망고문?…'메르스' 치료제도 하세월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3-18 17:51:04
일양·부광약품 '코로나19 치료 효과 확인', 개발 극초기 단계 의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 여부는 미지수라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을 당시에도 여러 국내 제약업체들이 메르스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 개발이 완료된 백신이나 치료제는 단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메르스와 관련해 가장 진척을 보인 국내 제약업체는 진원생명과학이다. 하지만 메르스 예방백신 임상 3상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2003년 유행한 사스 역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여전히 개발되지 않았다. 지난해 나온 에볼라 백신은 개발에 총 42년이 걸렸다.
일양약품은 자사 백혈병 신약 '슈펙트'를 실험한 결과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양약품 주가는 13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16일에도 주가가 25.91% 급등했다.
하지만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는 '시험관 내 시험(in vitro)'에서 확인한 것으로 개발의 극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동물실험과 임상 1상, 2상, 3상을 거친 뒤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비로소 치료제로 허가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기까지는 통상 10~15년이 소요된다. 슈펙트는 이미 출시된 치료제라 기존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임상 1상을 거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임상 2상과 임상 3상을 거치는 데는 통상 4~6년이 걸린다.
임상 3상까지 마친 후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테면 슈펙트가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인체 다른 부위에 부작용을 유발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보건당국이 허가를 내줄 수 없는 노릇이다.
앞서 일양약품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에도 슈펙트가 메르스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일양약품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연구과제 공모에서 메르스 치료제 개발업체로 최종 선정돼 관련 연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치료제를 완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부광약품이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실험한 결과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발표 또한 '시험관 내 시험(in vitro)' 결과다. 부광약품도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국내 대형 제약업체 관계자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제약업체에서 괜한 기대감을 부추기는 발표를 내놓는 것은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신속성에만 집중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스보(姜世勃) 푸단대학 교수는 18일 네이처지 온라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충분한 안전성 테스트와 동물실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백신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이는 대규모 전염병에 대항하는 데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더 큰 퇴보가 될 지 모른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기업은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셀트리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유틸렉스, 지노믹트리, 카이노스메드, 코미팜, 젬벡스 등이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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