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뗀 남양유업 자회사…불매운동 피하려 '꼼수'?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3-16 17:47:48

남양에프앤비→건강한사람들…"신사업 위해 사명 변경" 해명
건강한사람들, 지난해 44% 성장…남양유업, 2년간 705억 투자

남양유업이 자회사 남양에프앤비의 사명에서 '남양'을 뗐다. 온라인상에서는 불매운동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는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대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남양에프앤비는 지난해 11월 21일 '건강한사람들'로 사명을 변경했다.

▲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컵 커피 제품. 남양유업은 "빨대로 회사로고를 가린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남양유업 뉴스룸]

앞서 온라인상에서는 남양유업 제품을 불매하려면 자회사 건강한사람들(구 남양에프앤비)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만드는 제품도 불매해야 한다며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했다.

심지어는 코카콜라의 '환타'는 코카콜라음료, 오케이에프, 건강한사람들 등 여러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는데 제품 바코드를 보고 이중 건강한사람들 생산 제품만 불매하자는 의견도 개진됐다.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남양유업 계열사 제품인지 확인해주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남양 제품을 찾아내 불매하자는 게시글은 남양유업 측의 요청으로 삭제되거나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네티즌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남양 제품을 홍보한다'는 취지로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남양에프앤비의 사명 변경이 불매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에프앤비는 음료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2020년을 맞이해 HMR(가정간편식)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준비하면서 사명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강한사람들은 음식료품 제조가공·유통·판매업을 목적으로 지난 2011년 설립됐다. 남양유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건강한사람들은 2018년 매출 187억 원을 기록했다. 연 매출 1조 원이 넘는 남양유업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건강한사람들은 2018년 영업이익 13억 원, 영업이익률 7.0%로 최근 수익성이 악화한 모회사 남양유업의 경영에 보탬이 되고 있다. 2018년 남양유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6억 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약 15%가 건강한사람들에서 나온 셈이다.

건강한사람들은 연일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건강한사람들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약 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남양유업은 최근 2년여간 건강한사람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건강한사람들은 당초 자본금 총액이 3억 원이었으나 2018년 3월과 7월, 2019년 4월, 2020년 2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단행해 현재 자본금은 4억5500만 원이다. 2018~2019년 세 차례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남양유업은 705억 원을 투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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