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이탈리아 "80대 이상 코로나 환자는 치료 후순위"
김형환
hwani@kpinews.kr | 2020-03-16 17:34:46
당국 "집중치료 대상은 80세 미만·찰슨 지수 5점 이하만"
전문가 "북부가 이정도라면 남부는 더 심각할 수준일 것"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5000명에 육박하며 병실 등 시설이 부족해지자 환자의 의료 상태를 고려해 치료를 하겠다는 충격적인 문서가 공개됐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북부 피오몬테 주 시민보호국은 최근 코로나19와 관련된 위기 관리 프로토콜을 작성했다.
해당 프로토콜이 명시된 문건에는 "비상사태 시 집중치료의 대상은 80세 미만이거나 찰슨 동반질환지수(Charlson Comorbidity Index)가 5점 이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찰슨 동반질환 지수는 기저질환의 중증도를 나타낸 수치다.
부족한 병상 등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 물품의 부족으로 생명의 우선 순위를 결정해 치료한다는 것이다.
해당 문건은 "모든 환자에 집중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이용 가능한 제한된 자원을 사용할 치료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엔 비용에 따른 효율을 계산해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에몬테 주의 문건은 완성된 상태로 의회의 승인이 떨어지면 해당 지역에서 적용될 예정이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이탈리아 전역에 해당 문건을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에몬테 주의 코로나19 기술과학위원장은 "해당 문건에 따른 기준 적용을 최대한 늦출 예정"이라며 "아직 치료 병상이 남아있으며 더 많은 병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누가 살고, 누가 죽는지 결정해야 할 시점에는 최대한 늦게 도달하고 싶다"며 "이는 중환자실에 대한 접근과 관련된 문건이다. 중증 환자가 아닌 사람들은 가능한 모든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북부 지역은 의료 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진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그럼에도 해당 문건이 작성됐다는 것은 의료 시설이 빈약한 남부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된다면 더욱 걷잡을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카를로 팔레르모 박사는 "북부의 의료체계가 이번 코로나19의 타격을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난한 남부가 이를 이겨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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