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정족수 미달할라" 상장사 정기 주총 비상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3-11 09:42:15

대한상의 302개 상장사 조사…35% 정족수 부족 우려
지정감사인제·사외이사 연임제한 등 규제도 걸림돌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상장사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참석주주 부족과 이로 인한 의결 정족수 미달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사외이사 연입제한 등 올해부터 시행되는 규제 역시 기업에 부담 요인이다.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30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주주총회 주요 현안과 기업애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정족수 부족(35%)이 우려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감염 우려와 예방책 고심(24%), 감사보고서 지연 등(13%)이 뒤를 이었다.

현재 상법상 주총에서 안건을 결의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의결정족수 부족 문제 해결방안으로 섀도보팅(shadow voting·의결권 대리 행사) 부활(53%), 의결요건 완화(30%), 전자투표제 도입·활용 확대(13%) 등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1991년에 도입된 섀도보팅은 주주총회에 불참한 주주의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17년 말 폐지됐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족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개별 소액주주 입장에서 기업이 제공하는 보고서만 보고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결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매년 반복되는 정족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정감사인 제도, 사외이사 연임제한 등 올해부터 시행되는 규제로 불편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주기적 지정감사인 제도 도입으로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은 기업 중 26.3%는 새 외부감사인의 회사 파악 미흡, 과거 문제없던 사항의 엄격한 심사 등으로 애로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외부감사 비용도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는 응답이 66.2%였다.

또한 사외이사 연임제한 신설에 따라 이번에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기업 중 24.4%는 제한된 인력풀과 시간부족 등으로 사외이사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사외이사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은 정기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올해 1월에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됐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 활동에 대해서는 기업의 34%가 '무리한 경영개입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올해 정기주총의 최대 쟁점 사항으로는 '이사·감사 등 임원 선임'(63%)이 꼽혔고, 기업들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거나 도입을 검토 중'(34%)이라고 밝혔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16%),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추천위원회(15%),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 선임(11%), 사외이사 확대(8%) 등 방안도 도입했거나 검토 중인 기업이 있었다.

기업들은 주총 참석에 따른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장갑 착용 의무화 등 방역 조치를 할 예정이다. 또 외부 참석자가 많은 주총의 특성을 고려해 주총 장소를 회사 외부로 변경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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