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베트남대사, 삼성·LG 기술자 베트남 입국시 '격리 제외' 요청
임민철
imc@kpinews.kr | 2020-03-09 18:00:26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최근 입국한 한국 국민에 대해 14일간 시설격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삼성·LG 등의 기술자를 격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 중이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지난 8일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에 입국하려는 삼성전자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이 14일간 격리된다면 이 기업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초까지 경북 소재 구미사업장에서 연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곳에서 만들던 스마트폰을 한시적으로 베트남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구미사업장에선 최신 모델 갤럭시 S20, 갤럭시 Z 플립과 갤럭시 노트10 등 플래그십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다.
지난달말과 이달초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 일부 생산시설과 LG이노텍 구미 공장에서도 직원이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사업장을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진행한 바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여러 국가가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은 방역 차원에서 최근 입국한 한국 국민에 대해 14일간 시설격리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당시 한국 국민 270여 명이 시설 격리된 상태였다.
이번 VN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박 대사는 삼성 측이 제품 생산 라인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에 1000명의 전문가를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삼성과 LG의 전문가와 엔지니어를 포함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베트남 입국시 격리 조치되지 않도록 베트남 정부가 관련 정책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사가 베트남 입국시 격리 조치 예외를 요청한 삼성 측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모바일 기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소속 엔지니어를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OLED 모듈 생산라인 개조에 700여 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 갤럭시 Z 플립과 같은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모듈을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갓 출시된 갤럭시 Z 플립의 흥행을 바탕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베트남에서 부품 생산력을 늘리기 위한 증설을 추진 중이었다.
박 대사는 외교관 여권과 관용 여권 소지자, 그리고 한국 의료기관이 발급한 진단서를 소지한 모든 사람들에게도 일반적인 절차를 밟아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을 검토해 달라며 "이들이 시설 격리 조치된다는 사실은 많은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호치민 법인 설립 후 TV,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자부품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베트남에서 16만 명 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달초 하노이에서 오는 2022년 완공 예정인 R&D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2억2000만 달러를 들여 2200~3000명의 직원을 고용할 전망이다.
외교부는 지난 5일부터 1주일간 주베트남대사관, 주호치민총영사관, 주다낭총영사관 관할 지역에 외교부 및 경찰청 등 관계기관 인원들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은 현지 격리 중이거나 새로 도착하는 국민에 대한 격리해제 교섭, 희망자의 귀국 지원 등 영사조력을 제공한다.
K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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