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성 대규모 살해·실종 비극 멈춰라" 여성단체 시위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3-09 11:59:30

지난 해 피살된 여성, 정부 공식발표만 3825명
"성폭행·구타 후 살해 반복…처벌은 거의 없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8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시위자들이 희생자 여성들의 이름을 쓰고 있다. [AP 뉴시스]

멕시코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년 동안 폭력에 의해 살해당한 멕시코 여성은 3825명으로 2018년에 비해 7% 늘었다. 최근 몇 해 동안 실종된 여성의 수도 수천 명에 이른다.

시위대는 멕시코시티 중심부에 있는 소칼로 광장에 모여 지난 1년간 희생된 여성들의 이름을 흰 페인트로 썼다.

이어 피살된 소녀들의 어머니들을 선두로 가두행진을 벌이며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멈추라는 구호를 외쳤다.

대학생 아나 파울라 산토스(21)는 "나는 다음 희생자가 되기 싫다. 내 어머니가 다음 희생자가 되는 것도 싫다"고 외쳤다.

미겔 아구스틴 프로 인권센터의 변호사 소피아 데 로비나는 "우리는 모든 희생자들과 사라진 실종자들 전체의 통계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로비나는 동료 활동가들, 친지들과 함께 멕시코에서 2016년 이후에 실종된 모든 여성들의 명단을 모았고, 이렇게 모인 이름들을 광장에 새겼다.

멕시코에서 여성 피살은 대부분 성폭행이나 무자비한 구타에 이어 벌어진다. 산채로 불태워지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매년 수천 명의 여성이 살해당하지만, 범인이 잡혀서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이날 시위에는 가정주부들, 대학생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젊은 엄마들이 보라색 셔츠와 큰 모자를 착용하고 멕시코 시티 시내를 행진했다.

이들은 "내가 오늘 행진하는 것은 내일 죽지 않기 위해서다" 등의 팻말을 들었다.

일부 복면을 한 여성들은 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불을 지르거나 빌딩 벽에 스프레이로 구호를 쓰기도 했다. "우리는 이제 지긋지긋하다(We're fed up)"라는 글자를 스프레이로 쓰자 환호성이 일기도 했다.

행진을 마친 여성들은 멕시코 상원 빌딩 주변의 울타리에 항의편지를 담은 카드를 테이프로 붙였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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