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KF94, 비정규직 면마스크?…현대차의 '두 얼굴'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3-06 16:34:52
직장갑질119 "차별에 무뎌진 탓…차별 몰감각이 낳은 후진적 보건의식"
현대차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정규직에게는 1급 방진마스크를, 비정규직에게는 분진 차단기능이 없는 부직포 마스크를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가운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는 재차 성명서를 냈다.
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4일에 이어 성명서를 내고 "원청인 현대차가 사내 협력체 노동자에 대한 건강권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의 공동 성명서로 정규직 노조도 사내 동료들의 처우 개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 지부는 "노조는 이미 사내 비정규직에게도 마스크를 동일하게 지급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전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원청(정규직)노동자들에게는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KF94 마스크, 듀폰 방진 1급 KA110V 마스크 등을 지급했다.
그러나 회사는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하청회사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부직포 마스크와 면 방한대를 지급했다. 이에 현대차는 하청회사 직원들은 직접고용 관계가 아니라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원청회사)으로 하여금 도급인 사업장 전체에서 근로자의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조치와 보건조치를 이행토록 했다. 이에 따라 하청회사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해서는 원청회사가 직접 의무를 부담한다.
코로나19 방역마스크 지급 역시 이 같은 '안전·보건조치'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현대차는 같은 사업장 내에서 같이 일하는 하청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
특히 지난달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현대차의 2차 하청 노동자의 법적 지위에 대해 "현대차의 근로자"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원청인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책임 소지는 더욱 분명해졌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현대차가 직접고용이 아니라고 (마스크) 지급의무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이미 차별에 너무 무뎌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몰감각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후진적인 보건의식으로 나타난 아주 상징적인 사건이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