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온라인 집중…화학·호텔 M&A"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3-05 14:17:20

"임원 40% 교체 단행…적자 1조 '쿠팡'과는 경쟁 안해"
"세계 정세 불안정↑…글로벌 사업, 선진국 위주로 전환"
"호텔 객실 5년 내 1만5000개 확대…일본 화학 기업 인수"
"경영권 문제 이제 없어…한국 재벌, 가족 문제 많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국내에서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화학과 호텔 분야 M&A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5일 보도된 일본 유력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후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캡처]

온라인 쇼핑 공세에 따른 점포 200곳 구조조정과 관련해 신 회장은 "앞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에 지원을 집중할 것"이라며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에서 따로 하고 있던 온라인 쇼핑 사업을 '롯데 온(ON')으로 통합했다"고 말했다.

또 "입으로는 디지털화를 말해도 기존 운영 방식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1월에 임원 40%를 교체해 젊어지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 대표들 의지에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쿠팡에 대해서는 "매년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도 주주로부터 보전을 받는 기업과는 경쟁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이라며 "백화점 수요가 고스란히 사라졌고 테마파크와 영화관 집객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다만 "생필품을 파는 슈퍼는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사업을 기존과 달리 주요 선진국 위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과거 20년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러시아, 동유럽 등 신흥국이 비즈니스 중심이었다"며 "사업은 성장했지만 최근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손실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어 선진국으로의 사업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사업에 대해서는 "제과, 슈퍼, 백화점 등 중국에서 소비재 사업이 어려워졌다"며 "현재 중국에서 영업 중인 백화점 점포 2곳도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재진출은 언감생심"이라며 "자동차 부품 등을 다루는 공장은 앞으로도 계속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공장 준공식에서 2019년 5월 9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 이낙연 국무총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해리 해리슨 주한미국대사, 실비아 메이 데이비스 백악관 정책 조정관 부차관보, 버트 차오 웨스트레이크 사장. [롯데지주 제공]

향후 성장 전략으로는 석유·화학 분야를 손꼽았다.

신 회장은 "2019년 건설한 미국 루이지애나 에틸렌 공장에 올해 10억 달러(약 1조1846억 원)를 추가 투자해 생산 능력을 연 100만 톤에서 140만 톤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서 화학 분야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며 "유력한 기술을 가진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중심이었던 호텔 사업을 세계로 확장, M&A도 활용해 약 1만5000개인 객실을 5년 뒤에는 3만 개로 늘리겠다"며 "6월에 미국 시애틀에 고급 호텔을 오픈하며, 영국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본에도 도쿄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호텔을 늘릴 것"이라며 "리조트호텔도 고려하고 있으나 경쟁이 심한 교토는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내에 일본롯데를 상장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 회장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상장을 해야 한다"며 "상장을 통해 가족 기업이 아닌 진정한 글로벌 기업임을 명확히 하겠다"고 피력했다.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의 매각설에 대해서는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유망주들도 있다"며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우승 가능성도 있다"고 일축했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이제는 경영권 문제가 없고, 제가 일본과 한국 롯데를 모두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재벌들은 이런 (가족 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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