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이베이코리아', 계획 다 있었나?…이커머스 지각변동 생길까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3-04 17:28:35
지난해 주식병합, 유상감자 이후 '유한책임회사' 전환
수익성 지속 악화…쿠팡에 거래액 추월당해
롯데·신세계·현대백 '호시탐탐'...쿠팡·네이버 '연합' 가능성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제기되며 온라인 쇼핑업계의 지각변동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베이는 한국 법인 이베이코리아 보유 지분 100%를 전량 매각하기로 하고, 주관사로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다. 매각가로는 약 5조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티몬이 롯데쇼핑으로 매각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양사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며 매각설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티몬과 마켓컬리 등 사모펀드가 지분을 상당수 갖고 있는 업체는 언제든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이 정부 규제 등으로 신규 사업을 펼치기 어려워지면서 M&A만이 활로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지속 성장하고는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주주들이 추가적인 투자는 부담이고, 기업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매각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행보에서 이상기후가 이미 감지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매각 작업에 앞서 자본금을 회수했다는 추측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4월 기존 100개의 주식을 1개의 주식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실시했다. 자본금 변동은 없었다. 통상 기업에서는 주당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주식병합을 실시한다.
뒤이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7월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주식 수를 기존 74만1644주에서 50만135주로 줄이며 자본금은 기존 74억1644만 원에서 50억135만 원으로 줄었다. 유상감자는 배당과 함께 외국계 기업의 자본금 회수 방식으로 손꼽힌다.
유상감자에 따른 이베이의 회수 금액은 당초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개될 전망이었지만,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말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알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유상감자로 이베이가 최대 7245억 원을 회수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유상감자와 별개로 배당을 통해 자금을 추가 회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01년 이후 줄곧 본사로 배당을 하지 않다가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1261억 원, 1613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2년 만에 30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본사로 보낸 것이다.
이베이는 지난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한 이후 줄곧 온라인 쇼핑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2009년에는 경쟁사 G마켓까지 인수하며 시장 독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지위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10.0%에서 2016년 7.7%, 2017년 6.5%, 2018년 4.9%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더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온라인 쇼핑 업체들과의 경쟁이 이어진 데다가 신세계, 롯데, 네이버 등 대기업들의 온라인 시장 진출도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18년 매출 증가율이 3%에 그쳤다. 이는 2011년 G마켓과 옥션의 합병이 완료된 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베이코리아가 쿠팡에게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지난해 쿠팡의 결제금액이 17조771억 원으로 이베이코리아가 기록한 16조9772억 원을 추월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되면서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기도 하다. 마스크 가격을 십수 배 올려 폭리를 취하거나,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가짜 마스크를 판매하는 등 사건이 오픈마켓에서 반복되는 상황이다.
오픈마켓 운영 업체들은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반면 쿠팡의 로켓배송은 사업성이 불투명할지언정 소비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의 '연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Z홀딩스(야후재팬)는 지난해 11월 양사 경영 통합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손정의 회장이 투자한 쿠팡과 네이버의 협력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SK증권 유승우 연구원은 "쇼핑 플랫폼 중에서 지난해 점유율이 상승한 곳은 쿠팡과 네이버뿐"이라며 "양사의 협력은 부익부 빈익빈 효과로 양사는 빠르게 성장하지만 나머지 경쟁사는 빠르게 위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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