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9년 만에 재계 간담회 참석…기생충 효과?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2-13 13:20:11
문재인 대통령, 기업 성과 격려하며 CJ 제일 먼저 언급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주재 간담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 회장이 재계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주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과 조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6개 그룹 대표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5개 경제단체장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으로 각사 부회장이 대신 자리했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난해 자산 기준 5대 그룹인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외에 14위인 CJ가 어깨를 나란히 해 눈길을 끌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정부 주최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한 것도 9년 만이다. 그동안 CJ그룹에서는 손경식 회장이 주요 간담회에 참석해 왔다. 이 회장은 건강 등을 이유로 2011년 1월 열린 30대 그룹 간담회 이후 재계 간담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
청와대 측은 "이재현 CJ 회장이 참석하는 이유는 자산 규모가 다른 기업에 비해서 낮은 순위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의 정도, 중국 내의 사업 규모, 5대 그룹과의 업종별 차별성 등을 고려해서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영화 '기생충'의 영향이 더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며 기업들의 개별 성과를 격려했다. 그러면서 CJ를 가장 먼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며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린 이전 정권과 거리를 두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앞서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회자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이미경 부회장이 영화 '광해'와 '변호인'에 투자해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사임 압력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지난 9일(현지시간) 참석해 수상소감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10월 돌연 미국으로 출국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CJ그룹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정권 출범 3개월 만에 유례 없이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받으며 정권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수사 시작 한 달 여 만에 이재현 회장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됐고 3년여 간 재판이 이어졌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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