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암호장비 통해 수십 년간 120개국 정보 빼내

김형환

hwani@kpinews.kr | 2020-02-12 14:49:18

WP-ZDF "CIA 기밀보고서 등 입수" 탐사보도
80년대 한국 역시 크립토사의 10위권 고객

미 중앙정보국(CIA)이 유명 암호장비 회사 크립토를 몰래 소유해 수십 년간 동맹국과 적국의 정보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당국과 유착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던 미국이 타 국가 안보를 위협한 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 미국 버지니아 랭글리에 있는 CIA 본부 내부 모습. [AP 뉴시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턴(WP)는 독일 공영방송 ZDF와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CIA 기밀 보고서 등을 입수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스위스 암호 장비 전문 기업 크립토AG(크립토)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다.

WP의 보도에 따르면 CIA가 스위스에 크립토를 세워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년 동안 각국에 암호 장비를 팔며 자금과 극비 정보를 빼돌려왔다는 게 문건의 핵심 내용이다.

크립토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암호 장비 영역에서 독보적 위상을 유지해온 업체이다.

CIA의 해당 작전은 처음에는 '시소러스'로 불렸다가 나중에는 '루비콘'이 됐다.

크립토는 120개국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암호 장비를 팔아치웠다. 국제적 갈등 관계에 있던 적국부터 한국, 일본 등 동맹국까지 포함됐다. 특히 한국은 1981년 기준 이 회사의 10위권 고객이었다.

다만 당시 중국과 소련은 서방과 크립토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며 해당 회사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

1970년부터 CIA와 미 국가안보국(NSA)은 서독 정보기관 BND와 함께 크립토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통제했다. 다만 BND는 노출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1990년대부터 이 작전에서 빠졌다.

미국은 1979년 주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 당시 물라(이슬람교 율법학자)들을 감시했다. 포클랜드 전쟁 당시 아르헨티나에 대한 정보를 영국에 제공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보도가 나오며 추후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WP의 보도에 따르면 CIA와 BND는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문건의 진위를 반박하지도 않았다.

스위스는 이번 의혹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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