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 원고 찢어버린 펠로시...트럼프는 악수 거부
장성룡
jsr@kpinews.kr | 2020-02-06 07:27: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 소추를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악수를 거부하고,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국정연설 직후 연설문을 찢어버리는 등 극도로 악화된 감정 싸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백악관과 여당인 공화당에서는 대통령의 국정 연설문을 TV로 생중계되는 중에 찢어버린 펠로시 의장의 행위를 강력히 성토하며 불신임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78분에 걸친 국정연설을 마치자 뒤에 앉아있던 펠로시 하원 의장은 TV 생중계를 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보란 듯이 트럼프의 연설문을 두 차례에 걸쳐 찢어버렸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가 4년 간의 외교·경제 성과를 과시하는 국정연설 내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어 상원의장 자격으로 옆에 앉아 수시로 일어나며 박수를 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대조를 보였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위해 하원 회의장에 들어선 후 펠로시 의장이 건넨 악수를 무시했다. 입장 때부터 아예 단 한 번도 펠로시 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한 하원 회의장은 하원이 48일 전에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 한 곳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탄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불편한 심기를 행동으로 나타냈다. 자신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치고 통과시키는 과정을 주도한 펠로시 의장에 대한 적대감을 공공연히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표결을 앞두고 펠로시에게 보낸 서한에서 탄핵 추진을 '쿠데타 기도'라고 비난하며 올해 대선에서 미국 국민이 민주당의 정의 왜곡과 권한 남용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시했었다.
한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의 국정연설문을 찢어버린 것과 관련해 "미국은 구제 불능의 어린애가 국정연설을 갈기갈기 찢는 것을 목도했다"면서 "펠로시 의장이 국정연설 동안 혼자 중얼중얼하는 것 같았다. 이번 일은 펠로시 의장이 분노 발작 증세가 있다는 또 하나의 사례다. 불신임을 추진하겠다 "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인사들과의 비공개 모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조각냈기 때문에 나는 그의 연설문을 조각낸 것"이라며 국정연설에 대해선 "거짓된 선언일 뿐"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민주당 인사들은 펠로시 의장의 전날 제스쳐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며 기립박수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면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철군 이후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펠로시 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으나 서로 "3류 정치인" "멘붕"과 같은 막말과 조롱만 주고 받다가 아무런 논의도 없이 헤어졌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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