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에 업종별 喜悲 교차…면세점·호텔 '울고' 온라인몰·마스크 '웃고'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2-03 13:37:08
e커머스·마스크·손세정제 업체 판매 증가세 '표정관리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면세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등은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등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e커머스와 마스크, 손세정제 업체 등은 감염병 우려에 따른 특수를 맞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전날(2일) 오후 6시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중국 양저우로 귀국한 중국인 확진자가 지난달 23일 신라·롯데면세점 제주점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 증후군) 등을 겪으면서도 단 한 번도 문을 닫지 않았던 이들 면세점은 당장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해 1조 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문을 닫으면서 하루 27억 원 정도 손해를 보게 됐다.
신라면세점은 제주점과 서울점 2곳이 문을 닫으면서 자체 추산 하루 110억~150억 원(일 매출 서울점 80억~100억 원, 제주점 30억~50억 원 추산)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부천점과 군산점도 신종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았다.
이마트 부천점은 국내 12번째 확진자와 14번째 확진자 부부가 지난달 30일 부천점을 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날 오후 3시부터 영업을 중지했다.
군산점은 지난달 29일 국내 8번째 확진자가 다년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같은 달 31일부터 문을 닫았다가 3일 영업이 재개했지만, 영업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매출 감소에 대한 정확한 추계를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제주점의 연매출이 1조 원을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일매출 감소폭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만이 아니라 유통업계 전체가 직격탄을 맞은 것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도 "365일 문을 닫은 적이 없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로 영업중단을 감행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매출 감소를 걱정하기 보다는 방역대책 마련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중이용시설인 영화관과 놀이공원, 제주 관광업계 등도 신종 코로나로 인한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먼저 CGV는 확진자가 다녀간 부천역점과 성신여대입구점의 영업중단으로 손해를 봤다.
12번 확진자가 다녀간 CGV 부천역점도 지난 1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영업을 중단하고 오후 7시께 모든 고객을 퇴장시켰다.
지난 31일 국내 5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CGV 성신여대입구점이 영업을 중단했다가 3일 영업이 재개됐다.
CGV 관계자는 "영화관이 다중이용시설은 맞지만,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면서도 "직원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곳곳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는 등 방역대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1~2일 주말, 평소보다 입장객이 줄었다.
에버랜드 측은 날씨와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입장객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한 여파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지난 주말 입장객이 줄었는데 날씨도 갑자기 싸늘해졌고 미세먼지 농도도 높았던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신종 코로나 여파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놀이공원내 방역을 강화하고 동시에 정부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이 끊기면서 제주 관광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길어져 무사증 입국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제주 관광업계는 역대 최대의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관광객도 제주 관광을 포기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항공사와 호텔 등에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현재 업체에 따라 30∼40%가량 예약이 취소됐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올해 호황을 누리던 렌터카 업계도 신종 코로나로 예약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e커머스와 마스크 업체 등은 신종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출을 꺼리면서 쇼핑을 집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G마켓은 연휴 직후인 1월 28∼29일 가정식 도시락 판매량이 지난해 설 연휴 직후(2019년 2월 7∼8일)보다 무려 723% 증가했다.
이 기간 즉석밥 판매량은 21% 늘었고 볶음밥이나 컵밥류는 16%, 누룽지·죽은 28%, 즉석탕과 찌개류는 13% 판매량이 늘었다. 또 생수는 54%, 라면은 12% 더 잘 팔렸다.
11번가도 국내에서 4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7일부터 관련 품목 거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1일까지 6일간 신선식품 거래는 전달 동기 대비 46%, 생필품은 104%, 가공식품은 53% 증가했다.
반조리·가정식, 냉동·간편과일 등 간편한 신선식품 거래가 전달과 비교해 최대 1095%까지 급증했다.
물티슈, 기저귀 등의 생필품부터 라면, 생수, 즉석밥 등 반복구매형 가공식품까지 장보기 관련 품목들이 골고루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6일간(2일 기준) 마스크는 전달과 비교해 3만7169% 증가(373배), 손세정제는 6679% 증가(68배)했다.
마스크, 손세정제에서 제균티슈부터 보안경까지 개인위생에 철저하게 신경 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같은 기간 제균티슈는 343%, 보안경은 661%까지 거래가 급증했다.
업계는 당분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e커머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15년에도 쿠팡과 위메프 등 e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세가 가팔랐기 때문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트에서 판매하는 생필품이나 마크크와 손 세정제와 같은 물품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신종 코로나가 이들 품목에 대한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제조사들은 급격히 늘어난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마스크의 경우 공장을 풀가동해도 공급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수요가 크게 늘어 이마트·올리브영 등 소매점을 비롯해 쿠팡·G마켓 등 e커머스 업체들을 통해서도 구입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서다.
한 마스크 제조사 관계자는 "1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배가량 늘어날 정도로 주문 물량이 많다"며 "기계 과열 문제로 하루 20시간밖에 라인을 못 돌리는 게 아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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