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자동차 발목 잡은 신종코로나…"日 대지진 교훈 잊은 기업들"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2-03 10:56:26
쌍용차, 4일~12일까지 평택공장 휴무…현대기아차 "3일 최종 결정"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중국 내 부품 공장들이 '올스톱' 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주 쌍용차가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도 이 같은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계가 중국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을 수급하지 못해 공장 휴무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원가 절감 차 부품 조달선을 많이 줄인 탓"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전선을 엮어 만든 배선 뭉치로 부피가 커 통상 4~5일 치 재고만 비축해둔다.
실제로 이날 현대차 노조는 "공장 휴무 등은 이날 오후 노사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은 부품 재고 우려에 지난 1~2일 예정됐던 특근을 취소한 바 있다.
이 위원은 "동일본 대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공급망이 끊기는 것을 보고 업체를 2~3개 정도로 늘렸으나 최근에는 인건비 문제로 많은 회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기 시작했다"며 "한국에서 재료나 부품들을 중국으로 보낸 뒤 현지에서 조립하는 형태"라고 전했다.
한국 완성차 업계에 부품 수급 문제가 생긴 것은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 이항구 위원의 분석이다.
쌍용차는 이미 지난달 31일 전자공시를 통해 4일부터 오는 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멈춘다고 알렸다. 쌍용차는 부산에 본사를 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즈코리아로부터 자동차 전선제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아왔다.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즈코리아는 중국 산둥성 옌타이 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네스를 만드는데, 옌타이시가 공장 가동 중단을 명령하며 생산이 끊겼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와이어링 하네스를 납품하는 협력사들의 중국 공장이 폐쇄되면서 쌍용차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았지만, 협력사 대부분이 중국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있기에 피해를 입게 됐다.
이에 이항구 위원은 "자동차 공급망 구조를 알 수 있는 것은 업계 비밀인데,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부품 수급 문제가 심각해지다 보니 (기업 측이) 어쩔 수 없이 공개하게 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와이어링 하네스만 수면위로 드러났는데 사실 다른 부품 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공장 라인은 부품 한 개라도 부족하면 가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다른 부품들의 조달망까지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특근 일정을 취소하고 부품 공급망 점검에 들어갔다.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된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즈코리아는 한국GM과 르노삼성에도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하지만, 양사는 글로벌 공급망에 덕분에 직접적인 피해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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