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이재용 만나 독립성 확약"
임민철
imc@kpinews.kr | 2020-01-09 15:57:50
"삼성 최고경영진의 법위반 리스크 철저히 관리"
위원 임기·권한, 기업 기밀유출방지 장치 등 문의에 "운영규정 작성중"
삼성그룹 계열사 준법감시 활동을 수행할 준법감시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위원회 활동의 독립성에 대한 확약과 다짐을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은 현재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형사재판 진행 과정에 재판부가 주문한 그룹 차원의 윤리경영과 준법감시 기능 보장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달 중 삼성그룹 계열 7개사와 협약 및 이사회 의결 후 다음달 초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9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측으로부터 준법감시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제안받고 수락하기까지의 경위를 설명하고 위원장으로서 위원회 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처음 위원장 제안을 거절했다. 위원회 구성 제안에 대한 진정성 의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역량 부족이 이유였다.
자신과 위원회의 존재가 삼성에겐 그룹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형사재판에서 유리한 양형사유로 삼기 위한 면피용에 불과할 수 있고, 이런 삼성 측의 진의와 별개로 위원회 활동이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 결국 이용만 당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까 두려웠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국 제안을 수락했다. 삼성이 먼저 변화의 문을 연 만큼 그 진의의 의구심을 걷어내는 것을 삼성과 위원회의 몫으로 삼기로 했다. 실패 가능성이 있더라도 변화를 위해선 행동이 필요하다고 봤다. 위원회 활동에 시대적·사회적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 구성부터 운영까지 자율성과 독립성을 전적으로 보장해 달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삼성은 제시한 조건을 수용했다"며 "이를 확실히 보장해줄 수 있는지 그룹 총수의 확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부회장과 직접 만나 그에 대한 약속과 다짐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확정 공개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여섯 명 또한 삼성 측의 관여 없이 김 위원장의 독자적 판단으로 구성됐다. 김 위원장뿐아니라 여섯 위원 가운데 다섯 명이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에 몸담아 온 외부 인사들이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는 삼성의 최고경영진이 기업가정신을 올바르게 발현해내고 삼성이 위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뻗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 삼성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우리 사회에 삼성에 대한 적대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이 엄연히 있다는 사실 자체를 먼저 받아들이고 잘한 점을 내세우기보다 잘하지 못한 점에 반성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은 여러 경로로 삼성 최고경영진의 '진의'를 표명하고 있고 저는 그 진의를 믿고 싶지만 완전한 확증을 갖고 있진 않다"며 "어렵겠지만 신뢰는 과정 속에서 새롭게 만들고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 운영 방향을 설명하긴 했지만, 세부 활동 계획이나 현실에서의 적용 방안 등에는 추후 위원들과 논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준법감시 활동을 통해 실제 법 위반 위험을 발견시 개선·권고를 넘어 고발 등 조치를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위원들의 임기, 의결 방식, 권한, 기업들의 경영상 판단이 필요한 영업비밀 유출을 방지할 안전장치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위원회 운영규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운영규정은 현재 만드는 중으로 내용을 공개하기엔 이른 단계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의 실무를 지원할 사무국 기구도 둘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위원회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협약을 맺을) 7개 계열사들이 분담하고 위원들의 보수 등도 운영규정으로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당을 예정하고 계획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K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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