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삼성 개입 완전 배제"

임민철

imc@kpinews.kr | 2020-01-09 14:39:57

"철저히 독립적 운영…준법 윤리경영 파수꾼 역할 하겠다"
1월말 그룹 7개사와 이사회 협약…준법감시 업무 위탁받아 활동
자체 홈페이지로 활동내역 공개·경영진 위법행위 신고접수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가 위원 구성을 확정하고 다음달 공식 출범을 예고했다. 윤리경영 강화를 위한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삼성계열 7개사 준법감시 업무를 위탁받아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 삼성그룹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원장 수락 배경 및 위원회 구성 운영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현재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이 준법감시위원회 구성 배경이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 '뇌물죄' 적용을 인정하면서, 선고에 앞서 정치권력의 뇌물 요구에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삼성그룹 차원의 답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미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관련 법령에 따라 내부에 준법감시인, 준법지원인 보직과 담당 인력을 두고 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이런 조직만으로 막을 수 없었던 기업의 부패범죄 등 위법행위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외부인원 중심의 독립 기구 성격으로 출범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원회의 위원 구성, 지위와 운영의 기본원칙, 향후 일정과 활동 계획을 밝혔다.
 
준법감시위원회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활동할 위원은 △봉욱 변호사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이인용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 등 6명이다. 김 위원장을 포함하면 위원회 구성원 일곱 명 가운데 여섯 명이 삼성 외부인사다.
 
김 위원장과 봉 변호사가 법조 쪽이다. 봉 변호사는 울산지검 검사장,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거쳐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를 "유수한 대기업의 부패범죄를 수사한 경험이 많아 기업의 준법경영에 풍부한 식견"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시민사회 쪽 위원으로 권 공동대표와 고 사무총장이 소개됐다. 권 공동대표는 언론계 은퇴 후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벌 엄벌 촉구 운동을 이끌었고 고 사무총장은 삼성을 비롯한 재벌 지배구조, 경영권 승계, 노사관계 이슈에 비판적 의견을 내 온 인물로 평가됐다.
 
심 교수는 기업 법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금감원과 공정위 설치 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김 교수는 산업자원부 행정사무관으로 공직 생활 후 기업 지배구조 이슈와 정책을 연구했다. 둘 다 대기업 준법경영, 거버넌스에 비판적 개선 의견을 냈던 전문가로 소개됐다.
 
이인용 위원은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 사회봉사단장을 거쳐 사회공헌업무 총괄고문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고문과) 삼성전자 백혈병 등 질환 관련 조정위원회에서 처음 만나 이런 저런 실랑이를 많이 한 인연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 내정 권한은 처음부터 위원장인 제가 전권을 일임받았다"며 "위원 내정자 여섯 명 전원은 삼성의 아무런 관여 없이 제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참여를 권유해 어렵게 수락받았고, 회사 측 이인용 내정자도 예외 없이 제가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원회 위원 선정 기준으로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위원을 압도적 다수로 배정했고, 외부위원들의 영역별 전문성과 우리 사회의 대표성을 함께 고려했으며, 기업의 준법·윤리경영을 향한 진전을 바라며 균형잡힌 견해를 견지해 온 이들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삼성그룹 계열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위원회와 협약을 맺은 계열사는 위원회의 준법감시를 받게 된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가 협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기업 이사회 산하 등 내부 기구가 아니라 회사 외부에 독립 설치되는 기구다. 회사에 대한 준법감시 업무를 위탁받아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독립성과 자율성을 생명으로 삼아 삼성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고 철저히 독립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의 준법·윤리경영에 대한 파수꾼 역할을 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기업의 주요 의결, 심의 사항에서 법 위반 위험요인을 사전 모니터링이나 사후 검토한다. 위험요인을 인지하면 조사 및 보고를 시행한다.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시정 및 제재를 요구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한다. 
 
김 위원장은 "준법감시 프로그램 및 시스템이 실효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실행방한을 구현하고 준법감시 분야에 성역을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달 말까지 7개 계열사가 각자 협약과 위원회 운영규정에 대한 이사회 의결 절차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위원회는 이런 절차를 거쳐 공식 출범하고 이후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나가면서 준법감시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향후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어 활동내역과 공지사항 공개 자리, 대외 소통창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를 통해 위원회 활동에 대한 사회적 검증을 받고, 비밀을 유지하면서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사항 신고 접수와 처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K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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