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죽은 캥거루, 뛰지 못하는 코알라…'불지옥' 된 호주

박지은

pje@kpinews.kr | 2020-01-08 09:34:20

최악의 호주 산불에 동물 5억 마리 희생
▲ 호주 산불로 희생된 어린 캥거루 사체 사진 [미국의 서핑 선수 켈리 슬레이터(Kelly Slater) 인스타그램]


까맣게 타 죽은 어린 캥거루, 엉덩이에 불이 붙은 코알라….

6개월째 거대 산불이 계속되는 호주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불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피해를 입은 동물들의 사진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특히 미국의 서핑 선수인 켈리 슬레이터가 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올린 캥거루 사체 사진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진에는 어린 캥거루 한 마리가 철조망에 걸린 채 새까맣게 그을려 숨진 모습이 담겼다.

▲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주의 남해안에 위치한 한 마을의 주민이 화재 후 물 뿌리개를 사용하여 캥거루에게 수분을 공급하고 있다. [데일리메일 캡처]

 

▲ 불길을 피해 마을로 내려온 캥거루. 마치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VOA News 유튜브 캡처]

CNBC에 따르면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은 이번 산불로 포유류, 새, 파충류 약 4억8000만 마리 또는 그 이상이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물복지전문가들은 산불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만 약 8000마리의 코알라가 불에 타 죽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채널 9가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호주 북동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 속에서 불길을 피해 도망가는 코알라의 모습이 공개됐다. [The Sun 유튜브 캡처]

 

▲ 한 여성에 의해 구조된 코알라가 괴로워하고 있다. [The Sun 유튜브 캡처]

 

▲ 22일(현지시간) 촬영된 비디오 화면에 호주 남부 쿠들리크리크에서 코알라 한 마리가 소방관이 주는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 [AP 뉴시스]

전문가들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생존한 개체 수가 너무 줄었고, 살아남은 일부 코알라가 번식을 하더라도 전체 개체 수가 적어 장기적으로 종의 생존 가능성이 작아질 뿐만 아니라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 호주 캥거루 아일랜드에서 코알라 한 마리가 산불에 털이 타버린 채 주저앉아 있다. [AP 뉴시스]

이에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은 산불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코알라는 움직임이 느려 불의 확산을 피해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기름으로 가득한 유칼립투스 잎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보다 불에 약하다"고 말했다.

▲ 의료진들이 산불로 인해 화상 입은 코알라를 치료하고 있다. [ABC 뉴스 캡처]

 

▲ 호주의 한 가족이 코알라를 구조해 야생 동물을 돌볼 수 있는 허가를 받은 이웃에게 데려다주고 있는 모습. [The Sun 유튜브 캡처]

▲ 불길로 인해 핏빛으로 물든 마을에서 화마를 피해 도망치는 캥거루의 모습. [The Sun 유튜브 캡처]


지난해 9월 말에 시작된 이번 산불로 약 1800만 에이커(7만2800㎢)의 숲과 공원 등이 잿더미가 됐다. 1800만 에이커는 서울특별시의 약 12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 2일(현지시간) 호주 남부 베언즈데일의 산에서 불길과 함게 짙은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AP 뉴시스]


이런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호주) 산불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자신의 생명을 걸고 지역사회를 돕고 있는 응급구조대에 감사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도 50만 달러(5억8375만 원)를 호주 지방소방국(Rural Fire Service)에 기부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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