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죽은 캥거루, 뛰지 못하는 코알라…'불지옥' 된 호주
박지은
pje@kpinews.kr | 2020-01-08 09:34:20
까맣게 타 죽은 어린 캥거루, 엉덩이에 불이 붙은 코알라….
6개월째 거대 산불이 계속되는 호주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불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피해를 입은 동물들의 사진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특히 미국의 서핑 선수인 켈리 슬레이터가 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올린 캥거루 사체 사진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진에는 어린 캥거루 한 마리가 철조망에 걸린 채 새까맣게 그을려 숨진 모습이 담겼다.
CNBC에 따르면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은 이번 산불로 포유류, 새, 파충류 약 4억8000만 마리 또는 그 이상이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물복지전문가들은 산불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만 약 8000마리의 코알라가 불에 타 죽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생존한 개체 수가 너무 줄었고, 살아남은 일부 코알라가 번식을 하더라도 전체 개체 수가 적어 장기적으로 종의 생존 가능성이 작아질 뿐만 아니라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은 산불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코알라는 움직임이 느려 불의 확산을 피해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기름으로 가득한 유칼립투스 잎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보다 불에 약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에 시작된 이번 산불로 약 1800만 에이커(7만2800㎢)의 숲과 공원 등이 잿더미가 됐다. 1800만 에이커는 서울특별시의 약 12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호주) 산불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자신의 생명을 걸고 지역사회를 돕고 있는 응급구조대에 감사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도 50만 달러(5억8375만 원)를 호주 지방소방국(Rural Fire Service)에 기부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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