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라이더, "일방적 근무조건변경·쪼개기 계약" 규탄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1-02 16:00:48
매일 9시 다음날 수수료 공지…계약기간 3개월→1개월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단체교섭을 앞두고 사측의 일방적 근무조건 변경, 1개월 쪼개기 계약 등을 규탄했다.
라이더유니온은 2일 오후 서울 역삼동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더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변화를 위해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배민은 다른 배달대행업체보다는 낫다"며 "그러나 라이더들이 불안해하고 화를 내는 것은 일방적으로 배달료와 근무조건을 변경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험용 쥐가 된 기분"이라며 "라이더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인간적 존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봉진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영혼을 판 게 아니라면서 한 번에 최다 47만 건의 주문을 처리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47만 건을 처리하는 건 앱이 아니라 라이더들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배민뿐 아니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대형 배달 플랫폼과 부릉, 생각대로, 바로고 등 배달대행 플랫폼 등 배달업계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배민라이더스는 지난달 초 매일 밤 9시에 다음날 배달수수료를 공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본배달료 3000원에 프로모션 금액이 500원에서 2000원까지 유동적으로 바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배민 라이더 A 씨는 "건당 500원 차이로도 저희는 일을 할지 말지 결정한다"며 "요금이 바뀌기 전에 한 번쯤은 라이더들에게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이더별로 입사 시기에 따라 배달료 외에도 복지, 배차 개수 제한, 배차 방식 등이 다른 점도 라이더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각종 혜택으로 신규 라이더를 모집해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장기 근속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배민 라이더 B 씨는 "사측은 라이더들간의 불화를 알면서도 방관하고 있다"며 "차별 없이 모두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계약서가 최근 변경되면서 3개월에서 1개월로 계약기간이 바뀐 점에도 우려를 표했다. 라이더들이 부당한 일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뿐 아니라 노동조합 활동도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5년 배달대행업체 '두바퀴콜'을 인수하면서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본격화했다. 배민라이더스는 우아한형제들의 계열사 우아한청년들이 운영하고 있다.
초기 배민라이더스는 라이더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며 고정 수입을 보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1500~2000명 수준인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들 대부분은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하고 있다.
앞서 배민라이더스는 위탁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인 라이더들에게 무단지각, 무단조퇴 등을 이유로 건당 배달료를 차감하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지휘 감독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해 11월 요기요플러스 라이더들이 노동청으로부터 근로자 판정을 받은 후 배민라이더스는 이 같은 페널티 제도를 폐지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진기영 수석부위원장은 "배달의민족이 최근 5조 원에 가까운 금액에 외국계 기업에 인수됐다"며 "그게 가능했던 건 라이더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과 노력과 피땀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헌신으로 기업을 키워왔으면 최소한의 도의적인 책임감은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은 모든 라이더가 안정적이고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향후 라이더 단체와 적법한 절차에 의거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달의민족에는 라이더유니온 외에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가 단체교섭을 신청한 상태다. 단체교섭은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임금·노동시간·근로조건 등을 결정하기 위해 벌이는 교섭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해 교섭을 요구해야 한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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