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국회의원 등 수사…판사·검사·경찰 기소까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 인지시 공수처에 통보
'기소 독점주의·편의주의' 견제 장치…'靑 하명수사' 우려
문재인 대통령의 제1호 공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고위공직자 범죄를 타깃으로 하는 공수처가 내년 7월께 출범할 전망이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라는 목적 외에 기소권을 독점해온 검찰을 견제하는 기구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줄이는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 '4+1' 협의체가 마련한 공수처 설치법안 수정안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5명 중 159명이 찬성했다. [문재원 기자]
'대통령부터 검사까지'…'살아있는 권력' 수사하는 공수처
공수처는 '고위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범한 죄'를 수사하는 기관으로, 수사 대상은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 공무원,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다.
이중 검사, 판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고 공소 유지를 할 수 있다.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함에 따라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 등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수사 대상 범죄는 뇌물, 배임, 범죄은닉, 위증, 친족간 특례, 무고와 고위공직자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해당 고위공직자의 범죄 등으로 정했다.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장과 차장 각 1명을 포함해 25명 이내로 규정했다. 공수처장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인물 중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한다.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고, 3년 단임에 정년 65세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되고, '의결 정족수'는 6명으로 정했다.
공수처 차장은 판사·검사·변호사 등 경력 10년 이상의 인물 중 공수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3년 단임이고, 정년은 63세다.
공수처 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재판·수사 또는 수사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경력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인물로, 인사위원회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검사 출신의 경우 공수처 검사 정원의 절반을 넘을 수 없고, 3년 임기에 3회 연임이 가능하고 정년은 63세다.
공수처 수사관은 '7급 이상의 수사 관련 공무원 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하고, 규모는 40명 이내다.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 개의를 앞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 표결에 반대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고위공직자 범죄 인지시 공수처 통보' 조항 논란
공수처법 제24조 2항은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한다. 공수처가 모든 수사기관의 최정점에서 고위공직자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정보를 취합해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에 따라 '하명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3조 3항에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해 업무 보고, 자료 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법문이 추가돼 견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이날 공수처장이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통보한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 개시 여부를 최대한 신속하게 회신하도록 공수처 규칙에 기한을 특정해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보완책도 마련했다.
공수처 설치법은 공표 6개월이 경과한 뒤 시행된다. 이에 따라 2020년 7월께 설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