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판매 성탄 카드에 "우린 中 재소자, 살려달라" 글귀

장성룡

jsr@kpinews.kr | 2019-12-24 07:14:26

6세 소녀가 발견…카드 수입한 유통업체 테스코 '발칵'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가 판매한 중국산 크리스마스 카드가 외국인 재소자들의 강제 노동으로 제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판매가 중단됐다.

22일(현지시각) 영국 더 타임즈와 텔레그래프, B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플로렌스 위디콤이라는 이름의 여섯살짜리 소녀는 테스코에서 산 크리스마스 카드에 이상한 글귀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엄마에게 알렸다.

▲ 문제가 된 카드 글귀를 처음 발견한 6세 소녀 플로렌스 위디콤. [뉴시스]


산타 모자를 쓴 고양이가 그려진 카드에는 "우리는 중국 상하이 칭푸 교도소의 외국인 재소자들"이라며 "우리의 의지에 반해서 강제로 일하고 있다. 인권단체에 알려서 우리를 도와달라"고 적혀있었다.

카드 안쪽에 쓰여진 메모에는 또 "누구든지 메모를 발견하면 피터 험프리에 연락해달라"고 씌여 있었다. 피터 험프리는 영국 기자 출신으로, 컨설팅사를 세워 중국 기업을 조사하는 탐정 일을 하다가 2013~2015년 상하이 교도소에 감금된 적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형기의 마지막 9개월을 칭푸 교도소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의 아버지인 벤 위디콤은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플로렌스가 처음 그 메모 글귀를 보고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웃었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딸 플로렌스는 크리스마스 카드에 친구에게 보낼 메시지를 쓰다가 "그런데 엄마, 누군가 이미 카드에 글을 써놨어, 웃기지 않아?"라며 웃었다는 것이다.

이에 처음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가 의아한 생각이 든 플로렌스의 부모는 "무심코 카드를 들여다보다가 글귀 내용이 매우 심각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현지 수감 경험이 있는 기자 출신의 험프리는 "누가 카드에 메모를 남겼는지 알 것 같다. 아직 복역 중인 내 교도소 동료들이 쓴 것 같다. 집단으로 만들어진 게 확실하다"며 "이 대문자는 한 사람의 글씨체이며, 누구인지 알 것 같지만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수감돼 있을 때는 비누나 치약 등을 살 돈을 벌려고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그 일이 의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상하이 칭푸 교도소의 외국인 수용 구역에는 약 250명의 재소자가 있다"면서  "외국인 재소자들은 두께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매트리스의 녹슨 철제 2단 침대에서 잔다. 냉난방이 되지 않아 겨울에는 극도로 춥고 여름에는 매우 덥다"고 말했다.

한편 테스코는 성명을 통해 "죄수들이 테스코가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카드 생산에 동원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일단 판매대에서 해당 카드들을 모두 치웠다"고 밝혔다.

테스코는 이 카드를 중국 납품업체로부터 한 상자당 1.5파운드(한화 약 2264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스코는 "죄수 노동자의 사용을 혐오하며 우리의 납품 업체들에게 교도소 수감자 고용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당 중국 공장이 죄수 노동자 이용에 대한 규정을 어긴 사실이 확인되면 납품업체 명단에서 즉시 영구 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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