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남극·북극과 달리 내비게이션 등에 활용되는 자기(磁氣)적 북극(자북극·magnetic north pole)은 고정돼 있지 않고 이동한다. 자기적 남극(자남극)도 마찬가지다.
자북극은 처음 관찰을 시작한 1831년부터 캐나다의 북극에서 러시아 시베리아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해왔다.
▲자기 북극 이동 속도가 빨라진 이유는 과학자들도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데 그 속도가 최근 수년간 연간 약 50㎞로 빨라져 민간 내비게이션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및 미국 영국에서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세계자기장모델(World Magnetic Model)'을 당초 예정보다 1년 앞당겨야만 했으며,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밝히지 못해 당황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자(磁)북극의 이동에 맞춰 5년마다 1번씩 WMM을 변경해 왔는데, 최근 이동 속도가 빨라져 2020년으로 예정됐던 변경을 올해로 1년 앞당겨야 했다.
WMM은 주로 군사 목적으로 이용되지만, 구글이나 애플의 지도와 자동차 등의 내비게이션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자북극은 관찰이 시작된 1831년부터 올해까지 188년 동안 약 2240㎞ 움직였다. 1년에 약 12㎞가량 이동한 셈이다.
그랬던 속도가 최근 수년간 연 평균 50㎞로 빨라진 것이다. 다만 내년에는 이동 속도가 연간 약 40㎞ 정도로 조금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자기장은 수십만 년 만에 한 번씩 극성이 바뀐다. 이에 따라 자북극은 지리적 남극 쪽에 가 있게 되면서 자북극과 자남극의 위치가 반대가 되는 것이다.
지구의 가장 최근 자기 역전 현상은 77만 년 전에 일어났다. 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시의 자기 역전 현상이 완성되는데는 2만2000년이 걸렸다.
과학자들은 해양 침전물, 남극 극빙 중심부, 용암류 등을 분석해 자기 역전 현상을 연구해왔다. 이런 연구 대상 샘플들을 통해 100만년 이상 기간 동안 지구 자기장이 약화되거나, 부분적으로 이동 또는 역전한 과정에 관한 증거들을 채집했다.
이와 관련,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지질학자인 브래드 싱어 박사는 "자기 역전은 지구 심층부에서 발생하지만, 그 효과는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지구 표면과 환경에 큰 변화로 나타난다"고 CNN에 밝혔다.
지구 자기장은 고체의 내핵을 감싸고 도는 액체 외핵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된다. 그런데 자기 역전이 발생하게 되면 정상적으로 강력했던 자기장이 약화된다.
암석의 형성은 이런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추적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용암류와 해양 침전물에는 자기장의 상태가 남아있어 생성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과학자들은 이런 샘플들을 퍼즐 조각처럼 맞춰서 자기장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실제 자기 역전은 4000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지구 역사와 비교해보면 한 순간이다. 문제는 1만8000년 정도는 두 차례의 잠정적 또는 부분적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불안정한 기간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자기장의 힘은 매 세기 당 5%씩 약화하고 있다. 이런 장기장 약화는 비록 언제가 될 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향후 발생할 자기 역전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자기 역전이 우리 생애 중에 발생한다면 내비게이션, 위성, 통신 등에 장애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인류가 여러 세대에 걸쳐 이런 자기장의 불안정에 걸리는 오랜 기간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