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검은 머리…5700년 전 껌 속 DNA로 복원한 고대 여성
임혜련
ihr@kpinews.kr | 2019-12-18 15:21:29
자작나무 껍질 송진에서 추출, 잇몸 치료용인 듯
5700년 전 인류가 씹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껌이 발견되면서 껌에 남아있던 잇자국에서 인간 DNA를 추출해 당시의 여성 모습을 과학자들이 복원해냈다.
CNN, 이스라엘 일간 매체 하레츠(Haaretz) 등 외신은 과학자들이 덴마크 남부 롤랜드 섬의 늪지에서 5700년 전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껌을 발견했으며 이를 토대로 석기시대 실물 인간의 모습이 복원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코펜하겐 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17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껌에 남아 있던 DNA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유럽 본토의 수렵‧채집인(hunter-gatherer)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이 소녀인지 성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초기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검은 피부에 검은 머리카락, 파란 눈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껌은 분석해 구강 미생물도 발견해냈다. 껌을 씹던 여성은 엡스타인-바르 (Epstein-Barr)라고 알려진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가지고 있었으며 잇몸 질환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연구팀은 껌이 자작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송진(birch tar)로 만들어진 것으로 늪지에 뱉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작은 (껌) 덩어리는 유적지에서 발견되었으며 치아 자국이 나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씹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씹고 있던 자작나무 껍질 송진은 수십만 년 전 선사시대 인류가 돌에 손잡이를 붙이기 위해 사용했던 송진과 동일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작나무의 껍질을 벗겨 바위에 놓고 가열하면 송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가열한 바위에서 긁어낸 송진은 무언가를 붙이는 데 쓰거나 씹을 수 있다.
다만 그 시대 사람들이 송진을 오늘날 껌을 씹듯이 씹은 것인지, 아니면 송진을 더 부드럽게 하기 위해 씹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치통 등 잇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껌을 씹었을 것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또한 이 껌에서는 헤이즐넛과 청둥오리의 DNA도 추출돼 당시 사람들이 이런 음식을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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