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에 잡혀 먹잇감 되기 직전 독수리, 어부가 가까스로 구해줘

이원영

lwy@kpinews.kr | 2019-12-13 09:22:17

캐나다 밴쿠버 해안서 희귀한 장면 포착
이 광경 보며 고민하던 어부 '구조' 결단

문어가 독수리를 휘감아 잡아먹으려 했으나 어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는 해프닝이 캐나다 밴쿠버 해안에서 발생했다.

12일 CNN에 따르면 지난 9일 캐나다 밴쿠버 섬 인근에서 연어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부 존 일렛 일행은 일을 마치고 배가 접안하는 도크로 돌아왔는데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 문어(붉은색)에 포획돼 사투를 벌이는 대머리 독수리를 어부가 장대를 이용해 구조하는 모습. [Mowi Canada West 페이스북 캡처]

비명에 가까운 동물소리와 물에서 뭔가 퍼덕거리는 소리가 들린 것이다. 일렛 일행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보았더니 대형 문어가 대머리독수리를 휘감고 물 속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독수리는 문어의 올가미에서 벗어나려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으나 역부족으로 보였다.

일렛 일행은 이 장면을 5분 정도 바라만 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고 적자생존의 모습인데 과연 인간이 간섭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에 그저 멍하게 바라만 봤다는 것.

그러나 날개를 연신 퍼덕이며 물 속으로 끌려들어가 먹이가 되기 직전인 독수리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파서" 구해주기로 마음을 먹고 긴 장대를 이용해 이들을 끌어당겨 두 동물을 무사히 제 고향으로 돌려 보냈다고 한다.

이들이 구해준 대머리독수리는 2007년 멸종위기동물 리스트에서는 해제됐지만 여전히 보호동물로 분류되고 있으며 무단 포획 시 실형 2년에 25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일렛은 "어부 생활 20여 년 만에 최고로 희한한 광경이었다. 문어에게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독수리의 고통을 보고 그저 초연할 수는 없었다. 자연의 세계에 쓸데없는 간섭을 했다는 네티즌의 비판도 있지만 내 양심을 따라 한 행위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누가 먼저 잡아먹으려 했는지는 분명치 않은데 독수리가 물 위에 뜬 문어를 낚아챘으나 오히려 문어발에 감기면서 날지 못하고 바닷물로 다시 추락한 후 거꾸로 문어밥이 될 처지가 되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대머리독수리가 아니라 '돌대가리독수리'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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