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쥴랩스·KT&G '억울'

남경식

ngs@kpinews.kr | 2019-12-12 19:04:37

13개 제품서 폐 손상 의심 물질 지목 '비타민 E 아세테이트' 검출
정부 "비타민 E 아세테이트 혼입 제품, 제조·수입·유통 중단해야"
쥴랩스·KT&G "해당 성분 사용한 적 없어…자체 조사선 불검출"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한다고 12일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오후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을 대상으로 대마유래성분(THC : TetraHydroCannabinol), 비타민 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등 7개 성분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THC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나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됐다.

대마유래성분(THC)은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는 마약의 일종인 대마 사용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일 국내 시판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의심물질 7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비타민 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 범위로 검출됐다.

식약처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 검출양이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FDA의 예비 검사 결과에서는 THC 검출 제품 중 49%가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희석제로 사용했고, 검출 농도는 23만∼88만ppm에 달했다.

가향물질 3종에 대해서는 43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가향물질이, 6개 제품에서는 3종의 가향물질이 동시에 검출됐다.

미국 FDA는 디아세틸, 아세토인을 흡입 시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담배관리지침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에 디아세틸과 2,3-펜탄디온 사용을 금지했다.

디아세틸은 29개 제품에서 0.3∼115.0ppm, 아세토인은 30개 제품에서 0.8∼840.0ppm, 2,3-펜탄디온은 9개 제품에서 0.3∼190.3ppm 검출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3일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자 2291명, 사망자 48명이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유력한 폐 손상 의심 물질로 보고 있다. 폐 손상자의 생체 시료 표본 모두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원인 규명 중으로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

정부는 임상, 역학, 금연정책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자문 및 액상형 전자담배 대응반 회의를 12일 개최해 논의한 결과,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자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혼입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제조·수입·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품질관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상반기에 직접 인체에 흡입되어 영향을 주는 기체 성분에 대한 유해성분 분석도 추진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폐 손상 연관성 조사를 위해 국내 사례 조사 감시와 폐 손상 유발 의심 물질인 비타민 E 아세테이트 및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의 폐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내년 상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국회에서 검토 중인 담배의 정의 확대 법안, 담배 성분 제출 의무화 법안,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등 담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핵심 법안의 의결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대응반 반장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성분 분석 결과 비타민 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등 국내 유통 액상형 전자담배에 유해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 5월 22일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열린 쥴 랩스(JUUL Labs) 코리아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쥴 디바이스가 전시되어 있다. [정병혁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 중 판매량이 많아 관심을 모은 쥴랩스의 경우 '쥴팟 딜라이트'에서 아세토인이 1.5ppm, '쥴팟 크리스프'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0.8ppm 검출됐다.

쥴랩스코리아 관계자는 "자사의 어떠한 제품에도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금일 발표된 검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식약처에서 시행한 전체 검사 방법과 분석 결과에 대하여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KT&G 제품의 경우 '시드 툰드라'에서 디아세틸 1.7ppm과 아세토인 38.1ppm이 검출됐다. '시드 토박'에서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0.1ppm 검출됐다.

KT&G 관계자는 "당사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으며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KT&G의 '시드 토박'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극미량이지만 검출됨에 따라 편의점, 면세점 등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0월 국내 편의점과 면세점들은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자 쥴랩스코리아와 KT&G의 과일향 제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KT&G의 '시드 토박'은 판매 중단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과일향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이지만 세븐일레븐에서 판매가 계속돼 논란이 됐던 킴리코리아의 '버블몬 스타'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와 가향물질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편의점과 면세점은 내부 검토와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사와 협의 과정을 거쳐 비타민 E 아세테이트 및 가향물질 검출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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