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워야 산다…삼양·농심·오뚜기·풀무원 '辛라면' 전쟁

김지원

kjw@kpinews.kr | 2019-12-05 18:04:33

다양한 매운 맛 라면 등장…스코빌 지수(SHU)도 점점 더 높아져
해외 판매 인기로 매운 맛 '행진' 지속 전망

한국 라면 업계가 점점 '매워지고' 있다. 매워야 고객들이 사고(buy), 매운 라면이 많이 팔려야 삼양·농심·오뚜기·풀무원·팔도·신세계푸드 등의 라면기업들이 살(live)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운 맛 열풍을 쏘아올린 불닭볶음면의 인기 이후 각 제조사마다 '매운 맛 라면'을 내놓고 있는 것. 새로운 매운 라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맵기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SHU)도 올라가는 추세다. 이에 기존 제품도 맵기를 올리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해외 공략형 매운 맛이 따로 나오는 등 매운 라면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불닭이 쏘아올린 '인기'…매운 라면 속속 등장

먼저 '매운라면'의 대표주자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있다. 불닭볶음면은 닭고기에 매운 양념을 한 요리인 '불닭'맛을 라면에 적용한 제품이다. 면, 액상 스프, 김가루와 참깨로 이루어진 후레이크로 구성돼 있으며 매움과 오묘한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유튜브에 '불닭볶음면을 먹은 외국인 반응'등의 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제품 인지도가 치솟았다. 인기에 힘입어 까르보나라, 치즈, 라이트, 짜장, 쫄볶이, 커리, 마라, 미트스파게티 불닭볶음면 등 변주 및 업그레이드 중이다.

▲매운 라면을 '쏘아올린' 불닭볶음면. 다양한 버전을 선보이고 있다. [삼양식품 제공]

라면 업계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농심 역시 다양한 종류의 매운 맛 라면이 있다. 그 중 '진짜진짜 라면'은 농심이 생산하는 매운 맛 라면의 대표주자다. 불닭볶음면 출시와 같은 해인 2012년에 선을 보였다.

이름으로 매움을 표현하는 매운라면의 대명사이자 '클래식 라면'의 대표격인 신라면 역시 농심 제품이다. 짜왕 역시 '매운 옷'을 입었다. 농심은 한 달 만에 600만 개가 팔리는 등 2015년 대 히트를 친 인기 제품 짜왕의 매운 맛 버전을 선보였다.

오뚜기에는 1996년 출시된 전통 매운 라면인 열라면이 있다. 팔도는 예능인 이경규와 함께 개발한 남자라면이 있다. 소고기와 야채의 육수로 시원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틈새라면 빨계떡도 맵기로 유명하다.

풀무원 역시 매운 라면 대열에 합류했다. 기존 생면식감 라면에 매운 맛을 더한 '생면식감 매운 맛'을 출시했다. 또한 매운 마라탕 맛을 띈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내며 8월 오프라인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봉지 판매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신라면 맵기와 4.5배 차이?…점점 올라가는 맵기(SHU)

라면 맵기는 점점 올라가는 추세다. 매운 라면의 조상 격인 신라면과 최근 출시된 핵불닭볶음면 간 맵기 차이가 4.5배에 이를 정도다.

제품의 맵기는 스코빌 지수(SHU)로 알 수 있다. 스코빌 지수는 고추류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측정해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신라면(2700SHU)와 핵불닭볶음면(1만2000SHU)를 비교하면, 최근 라면 제품의 1봉지당 SHU가 올라가는 경향을 확연히 알 수 있다.

2012년 출시된 삼양 불닭볶음면의 SHU는 4404다. 2017년 선보인 '핵불닭볶음면'은 기존 불닭볶음면보다 매운 맛을 2배 가량 올린 1만SHU다. 핵불닭볶음면에서 용량은 줄이고 매운 맛을 올린 '핵불닭볶음면 미니'의 SHU는 무려 1만2000이다.

▲'핵불닭볶음면 미니'의 맵기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SHU)는 1만2000에 달한다. 신라면보다 4.5배 정도 높은 수치다. [삼양식품 제공]

매운 라면의 등장으로 기존 매운 라면도 스코빌 지수를 올렸다. 오뚜기의 열라면은 2012년 리뉴얼을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SHU는 5000대로 비슷하게 유지했지만, 매운 맛을 좀 더 가다듬었다"고 말했다. 팔도 역시 기존 매운 라면을 더 맵게 리뉴얼해 내놓았다. 틈새라면 빨계떡은 2017년 리뉴얼을 통해 기존 8557에서 9413으로 SHU를 올렸다.

▲스코빌 지수(SHU)기준 [위키피디아, 그래픽=김상선]

 

기존 제품의 '매운 맛'버전도 출시된다. 농심의 '짜왕 매운 맛', 풀무원 '생면식감 매운 맛'등이 그 예다. 라면의 원조 삼양라면 역시 매운 맛을 따로 출시했다.

전반적으로 매워진 라면 업계…'매운 라면' 비중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2조475억 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2018년 전체 매출은 4693억 원이다. 그 중 '불닭브랜드'매출은 2825억 원 정도다. 전체 매출의 60%가 불닭 제품에서 나오는 셈이다.

라면 업계 1위 농심의 2018년 면류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6784억 원이다. 신라면의 2018년 판매액은 7200억 원이다.

농심 관계자는 "약 7500억 원 정도가 '매운 맛 라면'의 매출액이라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매운 라면이 절반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외 수출 활발…매운 맛 '행진' 지속 전망

전 세계적 인기와 라면의 해외 수출 활성화로, 매운 라면의 행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매운 맛 라면의 인기에 신세계푸드는 해외 시장 맞춤형 매운 맛 라면을 선보였다. 지난 3월 할랄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1만2000SHU인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를 출시한 것.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대박라면을 고르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해당 제품은 SNS등을 통해 인기를 끌며 대만,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 판로를 넓혔다. 지난 9월에는 중국 '저장 오리엔트 사'와 계약을 맺고 1차 물량 20만 개를 선적하기도 했다. 팔도는 틈새라면으로 일본의 매운 맛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연간 100만 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5일 관세청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전체 수출금액은 4587만8000달러(약 542억5878만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4.3%나 증가한 수치다. 라면의 해외 수출 활성화와 더불어 매운 라면의 행진 역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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