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에 쓰러진 400여명…이라크 총리, 결국 굴복했다

장성룡

jsr@kpinews.kr | 2019-11-30 10:08:23

취임 1년만 '사임'…실업난·부패 등이 반정부 시위 원인

이라크에서 두 달 가까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400명 넘게 숨지는 등 사태가 격화되자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슬람 시아파 출신 마흐디 총리가 지난해 10월 총리에 지명된 지 1년여 만이다.

▲이라크 군경의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으로 400여 명이 사망하고 1500여 명이 부상했다. [AP 뉴시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흐디 총리는 이날 TV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의회에 총리직 사임을 요청하는 공식 공문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언제 사임 요청을 보낼 것인지 공문 발송 시기를 특정해 밝히진 않았다. 이라크 의회는 내달 1일 긴급회의를 열고 총리 사임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마흐디 총리의 사임 의사는 이라크의 이슬람 시아파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정부를 비판하며 새 내각 구성을 촉구한 직후 발표됐다. 알시스타니는 이날 금요 대예배에서 시위대를 겨냥한 공격을 비난하고 의회에 정부에 대한 지지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었다.

알시스타니는 의회에 "현 정부는 두 달간 이어진 시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의회는 정부 지지에 관한 선택을 재고하고 이라크의 이익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라크에선 지난달 1일부터 만성적인 실업난과 정부의 무능·부패를 규탄하며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두 달간 계속돼 왔다. 하지만 마흐디 총리 내각은 이를 거부하고 질서회복을 명분으로 군대와 경찰을 내세워 강경 진압을 벌여왔다.

그 결과 두 달 사이에 시위 도중 숨진 인원은 400명을 넘었다. 부상자는 1만5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라크 정부가 시위대에 실탄 사용을 이어가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는 유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8일엔 이라크 보안군이 남부 전역에서 하루 동안에만 최소 45명을 사살하고 24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날 밤 시위대가 중남부 나자프에서 이란 영사관에 불을 지르자 이튿날 군경이 실탄 발사 등 대대적인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희생자가 속출했다.

시위대는 마흐디 총리의 사임 발표가 나오자 환호했다. 시민들은 수도 바그다드의 타흐리르 광장 등에 몰려들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마흐디 총리의 사임 소식을 반겼다. 시위대는 "총리와 내각이 사퇴하고, 우리 요구가 충족될때까지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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