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비무장지대가 멸종위기 동식물의 성역 됐다"
임혜련
ihr@kpinews.kr | 2019-11-27 15:19:50
군사적 대결의 공간으로 70여 년 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변모했다.
CNN은 26일(현지시간) 전쟁은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분쟁이 끝난 후 휴전이 이뤄지고 군대가 퇴각하면 야생동물을 위한 성역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53년 휴전 협정이 체결되며 설치된 DMZ가 일례다. DMZ는 비무장지대(DMZ)는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동서길이 250㎞, 폭 4㎞(면적 886㎢)에 걸쳐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환경부는 DMZ에 5000종이 넘는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06종이 포함됐다고 보고했다. 재두루미(White-naped Crane)와 검정저어새 등이 DMZ의 버려진 마을과 광산에서 피난처를 찾은 희귀종이다.
DMZ에는 여전히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고 민간인이 접근이 드물지만, 이곳에서는 아시아 흑곰과 아무르 표범, 아무르 고랄(산염소의 일종) 등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 흔적이 발견됐다.
DMZ포럼의 이승호 교수는 CNN에 "우리는 이 지역을 우연한 천국이라고 부른다"라며 "과학자들은 자연이 스스로 이 지역을 재생한 데 대해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과학자들은 지난 70년 동안 (DMZ에서) 일어난 일을 연구하고 싶어 한다"며 "전례 없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생태학자들이 DMZ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민간인통제구역(CCZ· Civilian Control Zone)을 연구하며 DMZ 담장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CZ는 민간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DMZ 남쪽에 추가로 설치된 완충 지역으로 유네스코에 의해 일부 지역이 '생태계 보호 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교수는 북한 국경 부근에서는 벌목과 홍수로 땅이 파괴됐으며, 한국에서도 도시 개발과 오염으로 자연 서식지가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DMZ는 철새들의 '오아시스'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경에서의 모든 적대 행위를 종식하고 비무장 지대를 진정한 평화의 지대로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한국은 지난 4월 27일 디엠지(DMZ) 평화의 길 고성 구간을 1차로 개방하기도 했다.
다만 CNN은 역설적으로 국가 간 긴장 상태에 의해 자연이 보호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DMZ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그 지역에 사는 야생동물들은 갈 곳을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 역시 한반도의 통일로 DMZ의 생태 환경이 새로운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DMZ) 개발에 대한 북한과 남한의 욕심이 있다"면서 "자연을 희생시키면서 경제적 이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자연 서식지를 신뢰를 쌓기 위한 외교적인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며 "두 나라가 평화로운 방식으로 통일을 이뤄내는 것을 기대하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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