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는 표현의 자유 빙자한 악플의 총탄에 쓰러졌다"

주영민

cym@kpinews.kr | 2019-11-25 09:58:53

극단 선택 전 심경 피력, 가수 설리 이어 비극에 연예계 '충격'

그룹 카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구하라(28)가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악성댓글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 가수 겸 배우 故 구하라 [콘텐츠와이 제공]

가수 겸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의 갑작스러운 사망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명의 별이 세상을 등진 것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경찰은 구하라가 우울증에 따른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하라는 지난달 14일 설리의 사망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그 세상에서 진리가 하고 싶은 대로"라는 글을 올려 설리를 추모했다.

자신을 걱정하는 팬들을 위해 라이브 방송을 하며 "괜찮다"고 팬들을 다독였던 구하라마저 세상을 등지면서 유명 연예인에 대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 악성 댓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하라의 사망 비보에 가장 먼저 소셜미디어의 문을 닫은 이는 구하라와 최근까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전 남자친구 최종범(28)이다.

최종범은 지난 8월 상해·협박·강요·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재물손괴 등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당초 이 사건은 최종범이 구하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구하라 측은 쌍방폭행이었다고 주장했고 이후 최종범이 보복성 포르노 유포 협박을 했다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때 강남에서 '청담동 유아인'이라는 닉네임의 헤어스타일리스트로 유명했던 최종범은 재판 중 새 미용실 오픈 소식을 전하고 최근까지 명품 쇼핑을 즐기는 사진을 올리는 등 소셜미디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하지만, 구하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이를 모두 비공개로 돌렸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무차별적인 악성 댓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앞서 구하라도 지난 4월과 6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악성 댓글에 대한 심경 변화를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구하라는 "어린 나이 때부터 활동하는 동안 지나온 수많은 악플과 심적인 고통으로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며 "이제는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당당한 건 당당하다고 말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단 한 번도 '악플에 대해 대처를 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6월에는 "앞으로 악플 조치 들어가겠다. 악플 선처 없다"며 "우울증은 쉽지 않은 거다. 마음이 편해서 우울증이라고? 열심히 일한 만큼 얻은 저의 노력"이라고 했다 .

그러면서 "여러분의 표현은 자유지만 악플 달기 전에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수 없나"라고 했다.

구하라가 악성 댓글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가슴에 상처를 입고 있었는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먼저 목숨을 끊은 설리도 악성 댓글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해왔다.

화려함 속에 숨겨진 이면과 스타라는 허울에 가려져 사생활마저 가십거리로 소비돼야 만 하는 대한민국 연예계에 대수술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반복되는 연예인의 극단적인 선택 앞에 대중은 가십거리 이상으로 보지 않는다. 연속된 두 죽음을 놓고 '베르테르 효과'를 언급하는 현 대중의 심리만 봐도 그렇다.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일반인의 자살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이 이론을 걱정하기에 앞서 유명인이 왜 꽃다운 나이에 삶을 등져야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예인이니까,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니까 그들의 삶은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에 노출돼도 상관없다는 논리는 더 이상 용납할 수도, 해서도 안된다.

그들도 누군가의 친구고 가족이기 때문이다. 개인 삶의 가치는 그가 어떤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침해 받아서는 안된다. 그게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다.

한편 2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하라는 이날 6시 9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구하라는 한 지인에게 발견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했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