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 쫓겨나 노숙 신세…볼리비아 대통령, 멕시코 망명
장성룡
jsr@kpinews.kr | 2019-11-12 16:38:23
모랄레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볼리비아 찬반 시위 격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로 망명했다.
AP·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사임 의사를 밝힌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로 출발했다"며 "그러나 더욱 강해지고 에너지를 얻어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멕시코의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멕시코로 오는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그의 멕시코 망명 사실을 확인했다.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몇 분 전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망명 허용 결정에 대해선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위험에 처한 볼리비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망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망명 허용 결정을 유엔과 미주기구(OAS)에 통보하고 멕시코 의회에 지지와 승인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망명길에 오름에 따라 임시 대통령직은 정부조직법에 의거해 상원 의장이 맡게 돼 있지만, 아드리아나 살바티에라 의장도 사임한 상태여서 임시 대통령직 승계를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리비아 의회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임을 공식 처리하기 위해 12일 오후 상·하원이 소집하는 회의를 개최했으나, 장외에서는 모랄레스의 퇴진 발표 후에도 찬반 시위가 이어지면서 방화와 상점 약탈 등도 잇따르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2006년 원주민 출신으로는 처음 대통령직에 올랐던 좌파 성향의 모랄레스는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선의 부정 논란 속에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10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미주기구가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통령궁 경호 경찰을 비롯한 주요 지역 경찰과 치안부대, 군 수뇌부까지 사임을 요구하며 항명 시위에 동참하자 퇴진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대선에서 89년 만에 중도 좌파 정부가 들어선 멕시코는 같은 좌파 성향의 모랄레스 사임은 군사 쿠데타에 의한 것이라며 망명을 허용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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