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한국어, 불리하면 영어?…공정위, '써브웨이 갑질' 제재
남경식
| 2019-10-28 11:04:03
콜린 클락 대표, 국감서 한국어 모르는 척 면피
써브웨이 "위반 확정 아냐…국내법 준수"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가 일방적으로 가맹점을 폐점시켰다는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을 받게 됐다.
28일 공정위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써브웨이 점주에게 들어온 신고 건을 조사한 결과, 가맹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며 "다음 달 열리는 소회의에서 제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써브웨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2017년 10월 폐점 통보를 받았다. A 씨는 부당한 폐점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써브웨이 한국 본사의 말에 따라 미국 중재해결센터에 이의를 제기했다. 공정위에도 민원을 넣었다.
미국 중재해결센터는 지난 8월 폐점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써브웨이 측은 계약 종료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 담당 조사관은 써브웨이가 폐점 과정에서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폐점 조치가 뒤집히고, 써브웨이가 법적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담당 조사관은 써브웨이 한국 본사가 두 가지 측면에서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우선, 가맹점에 부과한 벌점이 부당하다고 봤다. 세제가 떨어져서 본사가 지정하지 않은 세제를 임시로 사용했다며 위생 위반이라고 지적하는 등의 사례였다.
또한, 폐점 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 과정이 부당하다고 봤다. 가맹점주는 미국 중재해결센터에 영어로 소명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변호사 선임 등의 비용도 직접 부담해야 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써브웨이의 가맹점 폐점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지난 18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콜린 클락 써브웨이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 시켜 이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당시 추 의원은 "지난 2017년부터 과도한 벌점이 부과되기 시작했다"며 "가맹점을 폐점시키겠다는 목표가 있지 않은 이상 무리한 평가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떤 것을 위반했는지 명확하게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벌점만 부과했다"고 꼬집었다.
콜린 클락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의 안전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으며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조사 결과에 있어서 위법한 사항이 있으면 외국계 기업이라 하더라도 엄중하게 법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콜린 클락 대표가 이날 국정감사에 통역사를 대동하는 등 질의에 소극적으로 답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수차례 써브웨이코리아에 설명과 자료를 요청했지만, 응해준 적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증인으로 불렀다"며 "콜린 클락 증인은 한국말로 불편함 없이 소통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콜린 클락 대표는 한국말이 유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7년부터 써브웨이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1998년 선교사 활동으로 한국땅을 처음 밟았고, 2001년부터 LG전자에서 근무했다. 한국 생활을 한 지 약 20년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어 구사 능력을 잃고 싶지 않아 LG전자에 입사했다"고 답한 바 있다. 2013년 한 포럼에서는 "오랜 한국 생활로 영어를 잊어 한국말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써브웨이코리아는 그동안 해당 가맹점주에게 여러 차례 개선 기회를 줬지만, 개선이 되지 않아 계약 종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28일 써브웨이코리아는 공식 입장을 통해 "최근 공정위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한 심사 의견이 정리된 심사보고서를 전달 받았다"며 "현재 서로의 의견과 입장을 교환하고 있는 상태고, 위반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공정위의 조사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며 "써브웨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 국내법을 준수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소명을 위해 가맹점주가 반드시 뉴욕 현지를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전화 소명도 가능하고, 영어 소통이 어렵다면 통역을 이용해도 무방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중재 과정에 있는 가맹점주가 국제 중재센터에 직접 소명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매장이 폐점 사유가 된 위반 사항을 개선 및 시정하면 폐점 절차는 자동 철회된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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