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자백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부실수사 정황
이민재
| 2019-10-24 14:31:17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유류품을 발견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4일 브리핑에서 "실종자 부모는 유류품 발견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진술했고, 수사기록과 당시 수사 관계자 진술로도 당시 경찰관들은 그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께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모(8) 양이 하교 도중 실종된 사건이다. 김 양은 집에서 600m 떨어진 곳까지 친구와 오다가 헤어진 뒤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양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40대 후반 남자가 오산 쪽으로 끌고 갔다"는 학교 어린이들의 진술에 따라 단순 유괴 또는 실종 사건으로 수사하다가 중단했다.
마을 주민은 실종 5개월 뒤인 12월 중순께 청색 치마와 책가방 등 실종 당시 김 양의 물건 10여 점을 인근 야산에서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경찰은 이 중 7점의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연구원)에 의뢰하면서도, 유류품 발견 사실에 대해서는 김 양의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확인 결과 당시 수사 관계자들은 관련 내용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 가족들에게 유류품을 발견했다고 통보하지 않은 이유도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시 경찰은 김 양이 스스로 집을 나갔다고 판단, '가출인'으로 분류해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양 부모의 두 차례에 걸친 수사 요청에도 불구, 사건은 단순 실종사건으로 마무리됐다.
경찰은 학교에 잘 다니던 만 8세 초등학생을 왜 '가출인'으로 판단했는지에 대한 수사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성사건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김 양을 살해한 후 시신과 유류품을 범행 현장 인근에 버리고 도망갔다는 진술을 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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