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대일의존도 70%' 전극 소재 대체 기술 개발

오다인

| 2019-10-16 17:00:21

생산기술연구원 나노·광융합기술그룹 윤창훈 박사 연구팀
"레이저 활용한 물리적 방식으로 ITO 전도도 구현한 세계 최초 사례"

국내 연구진이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전극 소재를 대체할 만한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16일 나노·광융합기술그룹 윤창훈 박사 연구팀이 전도성 고분자(PEDOT:PSS)에 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는 물리적 방식으로 전기 전도도를 높일 수 있는 공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터치 패널이나 각종 IT 기기의 디스플레이에는 빛은 그대로 투과시키면서 전기를 잘 통하게 하는 얇은 막 형태의 투명 전극이 들어간다. 소재로는 인듐 주석 산화물(ITO)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데, 전기 전도도가 높은 대신 휘거나 굽힐 때 쉽게 깨지는 단점이 있고 대일 의존도도 70%에 달한다.

윤창훈 박사팀은 전도성 고분자의 투명전극에 1064나노미터(㎚·10억 분의 1m) 파장대의 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면 전도도가 약 1000배 높아지는 물리적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공정에 적용했다.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나노·광융합기술그룹 윤창훈 박사가 투명전극 제작에 사용되는 전도성 고분자(PEDOT:PSS) 용액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전도성 고분자의 전기 전도도는 ITO의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이를 높이려면 유기용매나 계면활성제 등의 화학첨가제를 사용해야 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레이저 공정을 거치면 ITO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도성 고분자는 전기가 잘 통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일종으로 형태 변화가 자유로운 고분자 특성상 압력을 가해도 깨지지 않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

이번 성과는 기존 화학적 방식에서 벗어나 레이저를 활용한 물리적 처리 방식으로 ITO 박막 수준의 전도도를 구현해낸 세계 최초의 사례다.

전도성 고분자 용액은 이미 상용화돼 있고 레이저 장비를 활용하는 후처리 공정이어서 구현이 간편하고 전극 제작비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도성 고분자 용액은 국내에서 조달이 가능해 ITO 소재를 대체하고 투명전극 분야의 소재 자립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창훈 박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레이저를 쏘면 발광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연구하던 중 유사 물질인 전도성 고분자에 레이저를 조사했더니 전기 저항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공정 기술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맞춤형 웨어러블 기기, 폴더블 태양광 패널 제작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9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재료 분야 권위지 '머티리얼스 호라이즌스'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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