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노선' 걷는 '타다', 확장 가능성 있나

김이현

| 2019-10-10 17:04:51

'사업 확장' 발표한 타다, 내년까지 차량대수 7배·드라이버 5배 확충
택시업계, 즉각 반발하며 대규모 집회 예고…국토부도 '경고장' 꺼내
카카오모빌리티 '벤티 택시' 출범…시장경쟁 과잉 등 전망 '불투명'

렌터카 기반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둘러싼 갈등이 또다시 재점화됐다. 타다가 사업을 대폭 확장하겠다고 발표하자 택시업계가 대규모 '반대 투쟁'이라는 맞불을 놓았다. 지난 7월 택시-플랫폼 상생안을 마련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갈등의 불씨를 지핀 건 타다의 '공격적 확장발표'다. 타다 운영업체 VCNC는 지난 7일 타다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차량 1만 대와 드라이버 5만 명을 확보해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박재욱 VCNC 대표가 '타다 1주년 미디어데이'에서 사업 확장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타다 제공]

목표치에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타다에 따르면 9월 기준 가입회원 125만 명, 운행 차량대수 1400대, 운행 드라이버 9000명을 돌파했다.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넘어 산업 수준으로 고속성장한 것이다.

서비스 지역도 확대한다고 강조했다. 타다는 올해 연말까지 도착지역을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고, 향후 지방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 경제적 파급 효과와 더불어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을 비전으로 내세워 파이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타다의 갑작스러운 확장선언에 국토교통부는 즉각 경고장을 꺼내들었다. 국토부는 "타다의 1만 대 확장 발표는 그간의 제도화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사회적 갈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적인 서비스 확대는 새로 마련될 제도적 틀 안에서 검토돼야 한다"면서 "타다 서비스의 근거가 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예외적인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못박았다. 생생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논란을 더 키울 경우 '불법'으로 규정하고 서비스를 제재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 서울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지난 6월19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타다 운송서비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택시업계는 비판 수위를 더 높였다. 앞서 플랫폼 업체와 택시업계 간 첫 실무기구 회의는 택시 4개 단체 중 3곳이 '타다'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회의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그러잖아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던 택시업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택시기사들은 대타협기구에서 참고 기다리고 인내했는데 (타다는) 뛰쳐나가서 이런 불법적, 편법적인 일을 저질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택시기사는 "불법영업인 타다는 애초에 참여자격도 되지 않았는데, 이마저도 발로 차고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택시조합은 오는 23일 국회 앞에서 1만 명 규모의 택시 기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논란이 커지가 타다는 진화에 나섰다. 박재욱 VCNC 대표는 "1만 대 확대 계획엔 (타다 베이직 외에도) 타다 프리미엄, 타다 어시스트, 가맹 택시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바뀌게 될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사업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의 평가는 다르다.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정부는 타다 등 모빌리티 업체들이 택시면허를 받고 제도권 내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택시는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정해진 '총량' 내에서 상생하자는 논리다. 모빌리티 업계도 '합의가 우선'이라는 데 어느 정도 동의한다. '일단 불리하더라도 플랫폼 택시의 시동을 걸어야 발전이 있다'는 공감 때문이다.

하지만 타다는 이러한 방침에 줄곧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박재욱 대표는 "정부의 상생방안이 통과되면 카풀처럼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제도권 편입에 대해서도 "만약 우리 회사가 (허가 총량제로 인해) 잘 안 돼 망하게 된다면, 이미 사들인 택시 면허를 국가가 되사주는 등 배상 같은 법적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 타다의 사업 확장 발표는 몸집을 키워 향후 제도권 편입과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타다 베이직' 차량. [정병혁 기자]

결국 타다는 '독자노선'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제도권 내에 편입되지 않고 지금처럼 사업을 확대해서 규모를 키워나간다는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차량 운영대수를 늘려놓으면 혹시 추후 상생안에 담긴 택시 면허 매입에도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르면 이달 카카오모빌리티의 '벤티 택시'가 출시된다. 11인승 승합차인 스타렉스와 카니발을 활용한 대형 택시로 카카오T 플랫폼과 연계된다. 수도권 지역에서 800여 대로 시작할 예정인데, 공통적으로 '승합차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타다와 정면대결이 불가피하다. 현재 업계는 타다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카카오의 뒷심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타다의 1만 대 확장 선언은 자본력을 따져봤을 때 당장 실현 가능한 건 아니다"면서 "상생 협의든 시장이든 입지를 선점한다는 목표만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행령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면 갈등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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