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5차 시위

임혜련

| 2018-10-06 20:08:43

삭발 퍼포먼스 대신 '문자 총공 퍼포먼스'
지나가던 남성, 무대 향해 BB탄 총알 발사하기도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편파 판결을 규탄한다"

 

▲ 6일 오후 종로구 혜화 1번 출구 앞에서 '혜화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임혜련 기자]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으로 촉발된 '혜화역 시위'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1번 출구 앞에서 다섯 번째로 열렸다. 시위를 주최한 '불편한 용기' 측은 이날 시위에 총 6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1~4차 집회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라는 이름으로 열린 것과 달리 이날 5차 집회의 명칭은 '편파 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로 변경됐다.

집회는 참가자가 4개 차선을 가득 채운 오후 3시30분께 시작됐다. 불법촬영 피해자에 대한 짧은 묵념으로 시작된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고 군가 '진짜 사나이'와 영화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개사한 '가짜 사나이'와 '여성의 노래'도 제창했다. 이와 함께 편파판결을 한다는 판사 4명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女자라서 실형선고, 男자니까 집행유예', '아주 잠깐 동안 슬퍼하고 오래 분노하라', '혼자 울지마 힘이 돼줄게' 등의 문구가 적힌 다양한 손피켓과 깃발을 높이 들어 흔들기도 했다. 

 

▲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 SNS 페이지 캡처


이날 집회에서는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바람이 심해 예정됐던 삭발 퍼포먼스 대신 '문자총공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주최측은 문희상 국회장과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며 "남성권력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문자로서 들려주자"고 제안했다.

'문자총공'의 메시지는 개별메시지가 아니라 주최 측이 미리 정한 '여성 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도록 법조항을 제정해 달라'는 내용으로 제한됐다.

 

▲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날 집회엔 원색적이고 과격한 구호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가해자 편 사법부도 가해자다", "편파판결 상습판사 각성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 내내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지켰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엔 무대에 오른 운영진은 "불법촬영을 시도하거나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시민을 보면 스태프에게 알리되 욕설이나 도발은 자제해 달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에서 무대에 오른 운영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그러나 집회 현장 인근의 일부 남성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시위 장면을 촬영하는 듯 한 행동을 보여 집회 주최 측과 마찰을 빚었다.

또 집회 도중 지나가던 남성이 무대를 향해 BB탄 총을 발사해 경찰에 검거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집회 현장인 혜화역에 있던 시민들은 이날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집회 현장 인근의 공원에 있던 20대 남성 A씨는 "보기 그렇다. 마스크를 쓸 거면 나오질 말던가"라며 불법촬영에 대해 "문제인 게 맞긴 하지만 경찰들이 실제로 몰래카메라를 찾아봤는데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걸 보면 이렇게까지 파장이 커질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집회를 지켜보던 20대 남성 B씨는 "이렇다 할 증거를 내놓지 않고 주장만 한다"고 집회를 비판했다. 편파수사에 대해선 "남자들의 수사가 그렇게 빨리 끝난 이유는 빨리 끝나는 사건이기 때문이고 여성들이 저지른 범죄, 워마드 같은 범죄는 그럴 만한 사건이니까 (수사를) 늦게까지 한 건데 편파수사라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집회를 구경하러 나왔다는 70대 여성 C씨는 정치인의 태도를 지적했다. C씨는 "이 사람들이 다 못마땅해서 나온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이런 문제 좀 고치자고 말하려고"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시민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 시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그런 일(불법촬영)이 없게끔 해줘야지"라고 말했다.

혜화역 1번 출구에서 집회 현장을 지켜보던 20대 여성 D씨는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다만 퇴색되질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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