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요구 수용해 공수처법 처리" 국회에 호소

장기현

| 2019-03-25 20:13:59

국민적 공분 발판 삼아, 與 입법 추진 뒷받침
'공수처법' 반대하는 한국당에 정면 돌파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의 시급성을 다시 언급하며, 국회를 향해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회의(수보회의)에서 "최근 특권층의 불법적 행위와 야합에 의한 부실수사, 권력의 비호, 은폐의혹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매우 높다"며 "공수처 설치의 시급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 고(故)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발판 삼아 국회에 권력기관 개혁 입법 처리를 주문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법 처리에 완강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공수처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특히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검찰 고위층 비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는 만큼 독립적 수사기구인 공수처 설치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3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법이 처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 등 여야 3당 간사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선거제 개편안 관련 최종 논의를 위해 여야 4당 정개특위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성식 간사, 심상정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민주평화당 천정배 간사. [뉴시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등을 묶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수처법 일부 조항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논의가 벽에 부딪힌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에서는 반대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야 4당의 공조 움직임에 대해 극렬 반대하고 있는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을 향해 '우파 야권 단결'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추진에도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재차 공수처법 처리를 강조한 것은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공수처 안을 두고 적극적으로 협상해보라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패스트트랙을 지연시킬 수 없다"며 "바른미래당이 주장하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반영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안을 두고 '기소권을 뺀 공수처는 반쪽에 불과하다'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패스트트랙 추진이 그리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여야 모두가 3월 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입법기관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것이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일"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 법안의 통과를 함께 촉구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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