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의대 증원 확정…'강대강' 의‧정 갈등 기로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4-05-24 19:16:31
의약 분업 후 의료계 반발 줄이려 의대 인력 감축‧동결
의협‧전의교협 "심사숙고 없이 처리…의료 시스템 붕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4일 의과대학 1509명 증원이 반영된 각 대학의 2025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승인함에 따라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의학 교육 현장의 혼란과 질적 하락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교협은 이날 회의를 열고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4567명으로 확정했다. 전년보다 1509명이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가 늘어난 정원을 50~100% 범위에서 조정하도록 허용한 결과, 2000명이었던 당초 증원 규모보다는 491명 줄었다.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을 마지막으로 늘어났던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때 감축이 결정됐다. 2003년 3253명, 2005년 3097명, 2006년 3058명까지 준 이후 19년 간 동결된 상태였다.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의료계가 수입에 타격을 받자, 정부는 의대정원 축소를 당근책으로 내놓았다. 동시에 의료수가 인상과 2002년까지 의대 정원 10% 감축 후 동결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모색했지만,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됐다.
이날 대교협 발표에 대해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입장문을 내고 "의대 증원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시킴에 따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붕괴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면서 "대입전형 시행 계획을 심사숙고 없이 확정해버린 대교협의 무지성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또 "정부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와의 소통은 뒤로 한 채 국가 백년대계인 보건의료 정책을 어떤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졸속 추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교육을 책임진 교수들도 정원 확대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정부는 한 예로 충북대 의대에 200명을 배정했는데, 당장 2026년부터 갑자기 200명을 교육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다"면서 "교육기본시설 및 교육지원시설 모두 49명으로 맞춰져 있어 151명 증원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의료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학한림원)도 "해외 의료 선진국에서 의대 정원 증원은 장기간(20년)에 걸쳐 진행됐고, 증원 규모도 증원 1회에 10% 이내에서 이뤄졌으며 우리나라처럼 한꺼번에 1509명을 증원하는 나라는 없었다"고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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