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난제는 전력·속도…최태원, 분산화·인센티브제 제안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10-30 19:50:03

"목숨 걸어라"…탄소중립 실현 한 목소리
전력 시설 개선·연료비 현실화 절실
기술투자와 안정적 정책 마련도 시급
국민·기업 인식 바꾸고 법·제도 서둘러야

실질적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 실현에 전력과 속도가 걸림돌로 지적됐다. 탄소중립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두 가지가 현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이유에서다.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30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마무리말을 하고 있다.[김윤경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30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2024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는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문제들과 이의 해결을 촉구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유를 불문하고 '목숨 걸고 서둘러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해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탄소 중립 피할 수 없지만 속도 조절 필요"

 

전력은 가격과 환경적 제약이 난제로 꼽혔다. 화석연료만큼 활용성이 높지 않고 비용 부담이 커서 문제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력은 청정 전기화 실현을 위한 핵심 요소이나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으면 첨단 산업을 감당하지 못하고 탄소중립 실현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량이 폭증하면서 송전망 적기 건설과 안정적 전력 공급이 중요해졌고 전력 시장 정상화와 연료비 요금 현실화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중심이 아닌 기술투자로 자발적 탄소시장을 일으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주현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 실현에 도전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다"면서 '원전'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원전을 적정 수준에서 활용하고 재생에너지는 점진적 증가 계획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교수는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지만 속도와 시간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철광석으로 시작한 산업을 수소로 환원하는 작업이 우선인데 수소는 다루기가 어렵다"면서 "수소 환원이 적정 수준에 도달하려면 15년 이상 걸릴 것이고 이는 과학기술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교수는 "시설에 약 1조6000억 원, 플랜트 실험과 검증에 추가적 비용이 소요되며 인프라와 물류에는 최소 80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정부의 안정적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뤄선 안 돼…정부는 목숨 걸어라"

 

숱한 난제에도 '탄소중립 실현의 당위성'에는 이론이 없었다. '절대 미뤄선 안된다'는 절박감도 표출됐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교수는 "2000년 한국 2%, 영국 3%였던 재생에너지 비중이 올 상반기에는 한국 9.5%, 일본 24%, 영국 46%가 됐다"며 "정부 정책과 추진 의지에서 결과가 갈렸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그들은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정부,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중립 실현에 목숨을 걸라"고 요구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시간 여유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한국이 재생에너지 살리기에 좋은 국가라는 자부심으로 정치적 리더십과 돌파구 마련을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탄소 많이 줄이면 혜택주고 특별법 만들라"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책과 법 제정을 촉구하며 민간 차원의 해법도 나왔다.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인센티브제 도입'을 건의했다. 기업이 탄소를 많이 없애면 사후적으로 혜택이나 현금 지원을 주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정부가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면 기업들의 투자도 자발적으로 발생하고 시장도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과 기업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탄소중립은 경제성과 당위성을 조합해야 하는 과제"라며 "탄소중립이 산업을 바꾸고 에너지를 무기화할 좋은 기회라는 점을 깨닫고 국민과 기업 스스로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AI 개발의 필요성"과 "살고 있는 동네나 사용 패턴에 따라 전기요금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전력 분산화(privatization)"를 경제계 의견으로 제시했다.
 

▲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앞줄 왼쪽 세번째부터)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이 세미나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이 '탄소중립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산업대전환을 추진할 지원법 마련을,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다양한 무탄소에너지로의 전환"을 향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저탄소 전환을 위한 예산지원"을 해법으로 꼽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의 촉진 등에 관한 특별법안'과 기업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희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은 지난 6월 '한국형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인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안' 발의에 이어 재생에너지 특화산업단지 조성 및 조세 혜택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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