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면 1억원씩 쏜다'…초유의 파격안 내놓은 부영그룹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2-05 20:23:52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자녀 70명에게 총 70억원 지급
이중근 회장 "기업도 저출산·양육 경제적 부담 덜어줘야"
SNS서 화제…'과거 부정적 이미지 희석용' 비판적 의견도

부영그룹이 아이 한 명당 1억 원씩 장려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을 내놨다. 1억 원 규모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국내 기업 중 처음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 1인당 현금 1억 원을 지원하는 출산장려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첫째는 물론 둘째 아이에게도 1억 원을 주겠다고 했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뉴시스]

 

이번 시무식은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사면·복권을 받아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는 공개석상이었다. 통상 기업 시무식에서는 경영 방향과 전략 등이 제시되지만 이 회장은 이례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 회장은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 20년 후 경제생산인구 감소, 국가 안전보장,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장려금 취지를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0년째 꼴찌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 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장은 셋째 자녀를 낳은 임직원에게는 주택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셋째까지 출산하는 임직원 가정은 출생아 3명분의 출산장려금이나 국민주택 규모의 영구임대주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이날 실제로 출산장려금 대상 직원 66가구(70명 자녀)에게 총 70억 원을 지급했다. 연년생 자녀를 뒀거나 쌍둥이 자녀를 출산한 두 가족은 2억원을 받았다. 

 

출산장려금을 수령한 직원들은 들뜬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연년생 남매를 둔 조용현 대리는 "외벌이 생활을 하면서 경제적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 큰 금액을 지원해 줘 감사할 따름"이라며 "셋째를 갖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번 장려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제와 관련한 아쉬움이 있다며 '출산장려금 기부 면세 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출산장려금 기부면세 제도'를 도입해 2021년 이후 출생아 1인당 1억 원 이내로 개인이나 법인이 기부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정부와 더불어 기업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이런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개인이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금 모으기 운동'처럼 저출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뉴시스]

 

부영그룹의 파격적인 출산복지 소식은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큰 화제다. 주로 '정부나 정치인보다 낫다'는 등의 긍정적 반응이 많지만, 일부에서는 이 회장과 부영그룹이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려 한다는 등의 비판적 의견도 보인다. 

 

지난 2018년 4300억 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았다가 2021년 가석방됐고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로는 눈에 띄는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200억 원 가량이 들어가는 카이스트 기숙사 리모델링을 무료로 지원했고 저개발 국가의 대중교통 개선을 위해 캄보디아에 버스 1200대, 라오스에 버스 600대를 각각 기증했다.

 

그는 사비로 고향인 전남 순천 운평리 마을 사람들에게 최대 1억여 원씩 지급하거나 초·중·고 동창, 군대 동기·전우들에게 현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