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KB·유진 등 증권사 6곳, 유동성 관리 미흡…부동산PF 영향

김신애

love@kpinews.kr | 2024-04-30 14:08:59

유진투증, 3분기 연속 조정유동성비율 100% 미달해
"PF채무보증 많아져 조정유동성비율 점검‧관리해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으로 조정유동성비율이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100%)에 못 미친 증권사가 여럿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정유동성비율은 유동성자산을 유동성 부채로 나눠 구하는 유동성비율에 채무보증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유동성자산을 '유동성부채+채무보증'으로 나누기에 채무보증까지 합쳐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를 점검할 수 있다. 채무보증은 증권사들의 주된 사업 중 하나로 채무에 대해 제 3자가 대신 갚겠다고 보증해주는 행위다. 부동산PF 보증이 대표적이다. 

 

▲ 지난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22~23년 조정유동성비율. [그래픽=김신애 기자]

 

KPI뉴스가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나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조정유동성비율이 100% 미만인 증권사는 총 6곳으로 파악됐다. 

 

한국투자증권(1분기 97.6%3분기 99.2%), KB증권(1분기 94.6%3분기 97.9%), 유진투자증권(1분기 95.2%3분기 94.8%)은 사분기 중 두분기가 100% 미만이다. 미래에셋증권(4분기 99.0%), 대신증권(3분기 94.9%), 메리츠증권(3분기 94.2%)은 한 분기가 100%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투증 관계자는 "결산시기 배당금 수취‧지급 시차로 인한 대량의 현금 유출입으로 일시적으로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SK쉴더스 인수금융 등 거액의 채무보증으로 잠시 100%미만이었다"고 말했다.

 

▲ 지난해 자기자본 상위 11~20위 증권사 22~23년 8분기 조정유동성비율. [그래픽=김신애 기자]

 

2022년 조정유동성비율이 100% 미만인 증권사는 총 3곳이다. 미래에셋, 대신증권이 4분기와 3분기에 각각 94.8%, 96.5%였다. 유진투증은 34분기 각각 91.9%, 93.7%다. 23년 1분기도 100%에 미달했으니 3개 분기 연속으로 100%미만인 셈이다. 

 

유진투증 관계자는 "당사는 일부 단기차입 때문에 비율이 다소 낮았지만 단기차입을 줄이고 조달원을 다변화해 비율을 높여왔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규정시행세칙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조정유동성비율 100% 미만이 지속하면 관련 내용을 금융당국에 통보해야 한다.

 

▲ 지난해 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 22~23년 8분기 조정유동성비율 평균 순위. [그래픽=김신애 기자]

 

2022, 2023년 증권사 조정유동성비율 평균 순위에서 하위 5개사는 유진투증을 제외하면 모두 자기자본 10위권(2023년 기준)에 든다. 상위 5개사는 모두 자기자본 11~20위인 곳들이다.

 

조정유동성비율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에서 공시하지만 금감원의 계산산식과 채무보증 범위에 차이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조정유동성비율은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있는 유동성자산을 유동성부채와 채무보증의 합으로 나눠 계산한다"고 했다. 기자는 이 산식에 따라 지난해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의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총 8개 분기 조정유동성비율을 계산했다.

 

▲ 지난해 10월 발행된 '국내증권업 부동산PF 위험요인과 대응방안' 일부. [자본시장연구원 리포트 캡처]

 

조정유동성비율이 미흡한 건 대체로 채무보증, 특히 부동산PF 보증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8, 2019년 증권사 채무보증 규모 중 63.4%가 부동산PF 보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여전히 증권사 채무보증 중 태반을 부동산PF 보증이 차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동산PF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증권사 유동성 관리와 관련해 조정유동성비율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2019년 말 금감원 등 관계기관은 '부동산 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부동산 PF 유동성 위험 관리방안으로 조정유동성비율을 제시했다. 또 증권사 경영실태평가 때 계량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평가항목에 조정유동성비율을 추가했다.

  

이준서 한국증권학회 회장은 "증권사 부동산PF 보증이 많아진 현 시점에서 채무보증이 포함되지 않은 유동성 비율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조정유동성비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채무보증은 증권사의 주된 사업 중 하나라 조정유동성비율을 꼭 봐야 한다"며 "증권사들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조정유동성비율 100%에 대해 "우발부채가 모두 터졌을 때도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유동성을 갖추라는 것"이라며 "'레고랜드 사태' 때처럼 유동성 위기는 동시다발적으로 터질 수 있으므로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수석 애널리스트는 또 "조정유동성비율 계산에서 유동성자산이 즉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인지는 고려되지 않은 점은 미흡하다"며 "자기자본 규모가 클수록 유동성 확보 역량이 크기에 이런 부분까지 두루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신애 기자 lov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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