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주택·상업용지 늘려야"…주산연 토론회서 전문가들 '한목소리'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3-11-02 17:40:29
"서울에서 30분 거리 있는데…꼭 도시 내 직장생활 할 필요 있나"
3기 신도시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자족용지 비율을 조정하고 주택·상업용지 비율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함께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 및 3기 신도시 합리적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방안을 살펴보고, 주택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다소 급하게 추진된 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종대 주산연 대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투기꾼들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하고 투기 억제에만 치중하다 뒤늦게 2019년부말부터 공급 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3기 신도시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주택공급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렀지만 앞서 나타난 문제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만큼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 자리에서는 1,2기 신도시를 반면교사 삼아 3기 신도시를 고도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경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는 올 하반기 대부분 착공에 들어갔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주택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3기 신도시는 총면적 30㎢, 주택 17만1000가구, 수용 인구 42만명 규모로 1기(50㎢), 2기(124㎢)에 비해 작지만, 서울 중심부로부터 거리는 더 가까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3기 신도시와 관련해서는 토지용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활용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는 '비주거·비상업 용지'의 비율이나 배치 측면에서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김지은 주산연 주택산업진흥실장은 "자족용지 비율을 무조건적으로 확보하기보다는 자족 기능과 산업의 특성에 따른 일자리 수를 감안해 용지 규모와 비율을 확보해야 한다"며 "역세권 주변을 환승과 상업업무 수요에 맞추되, 독신자와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도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김 실장은 토지용도에 '시간 개념'을 도입하자는 제안했다. 예컨대 10년간 자족용지 매각이 안 될 경우 주거·상업용으로 자동 변경하는 방식이다. 김 실장은 "장기적으로 도시성장에 필요한 자족용지 규모의 적정성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며 "특정 산업의 입지·유치를 위한 제도지원 등을 함께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명제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는 서울에서 상당히 가깝기 때문에 이 안에 사는 분이 거기서 직장생활을 한다고 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그 안에서 반드시 직장생활을 하도록 만드는 것을 자족용지의 목적으로 둘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정상훈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도 "신도시 사업모델은 상업용지와 민간주택용지에서 수익을 거둔 뒤 나머지를 'n분의 1' 하는 것인데, 3기 신도시는 1,2기와 비교할 때 돈이 들어오는 곳은 줄어들고 나갈 곳은 많아진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면 조성원가가 굉장히 높아질 수밖에 없고, 해결하려면 'n(주택용지·상업용지)'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의견도 제시됐다. 1기 신도시는 1987년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추진됐다. 1991년 첫 입주가 시작된 이후 벌서 30여 년이 지났다. 도시가 노쇠해졌지만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아 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 대선에서 1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방안, 소규모단지 통합 개발 등을 공약,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1기 신도시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용적률이다. 용적률은 대지면적 대비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을 말한다. 주산연에 따르면 1기 신도시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은 평균 188% 정도다. 현재 법령 체계상 1기 신도시에 적용되는 용적률인 약 200%와 별 차이가 없다. 사업성이 크지 않다보니 조합원 분담금이 높을 수밖에 없고, 원활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
결국 용적률을 '얼마나, 어떻게' 올려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재는 1기 신도시 법정상한용적률을 150%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용적률을 일률적으로 상향적용해야 한다는 응답(68%)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용적률을 상향하되, 지역 특성을 고려해 용적률을 차등 상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서경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위치나 주변 환경에 관계없이 전체 용적률을 일괄 상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기본 일괄 상향 용적률(50~100%)을 적용한 뒤 지역 특성별 차등 상향 (50~100%)을 추가로 부여하는 등 심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과도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기존에는 관련법에 따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더해 용지 기부채납 등을 추가하는 방식을 활용했지만, 추가 환수 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작지 않았다.
이에 변 부연구위원은 "일괄 상향하는 부분은 기존 방식을 적용하되 차등상향 부분은 기부채납을 적용하거나 단지 간 재분배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상가 지분쪼개기, 조합 설립 시 동별 동의 요건, 공사비 증액 갈등 등이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상 지연 요인으로 지적된다.
변 부연구위원은 "상가 지분 쪼개기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해당 행위로 인한 피해방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분 쪼개기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동별동의 요건'을 삭제하는 방안이 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그는 "정비사업 특성상 공사비 증액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며 "합리적이고 적정한 수준의 조정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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