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기대감 낮추려는데…경기침체에 내년 상반기 인하설 '고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11-30 17:42:10
"아직 물가상승률 높아…내년 중 금리인하 없을 것" 반론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열렸다. 시장 예상대로 한은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벌써 7회 연속 동결이라 금리인상 사이클은 끝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 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한은은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감을 경계하는 눈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이 한동안 동결 의견을, 다른 4명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당초 금통위원 1명은 금리인하를 주장했는데 철회했고 다수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데 무게를 둔 것이다.
이는 물가 변동성 심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진 데다 갑작스런 이상저온으로 농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해 지난 8월 발표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6%로 0.1%포인트 상향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6%로 0.2%포인트 높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함부로 낮췄다가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 있다"며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이어 "성장은 중장기적으로, 구조적으로 접근해야지 통화·재정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취약계층이 고통받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선 "재정정책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하로 이자부담을 낮추는 방식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추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리는 걸 확인한 뒤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소장은 "연준이 내년 5, 6월쯤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한은은 7월쯤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높다"며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은 물가 통계에는 자가주거비가 빠져 있어 집값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현재 한은이 발표하는 물가상승률은 3%대지만, 실제로는 5%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냥 금리인하를 망설이기에는 경기침체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생산·소비·투자는 모두 감소했다.
10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년=100)로 전월보다 1.6% 줄었다.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0.8% 줄었다. 설비 투자는 3.3% 감소했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는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이 때문에 한은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추려 노력하는데도 내년 상반기 중 내릴 거란 예상이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기침체가 심각하다"며 "한은이 빠르면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소비 위축이 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내년 물가상승률은 한은 전망치(2.6%)보다 낮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가계·기업·정부 모두 돈을 쓸 여력이 없다"며 "이미 장기불황 태세로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오직 수출만 기대 중인데, 수출도 회복세가 예상보다 느리다"며 "빠르면 내년 2분기 중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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