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현안은 '병목'…해결 과제는 기술·구조재편·통합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5-11-05 09:58:29

AI 진보 붙잡는 병목…서둘러 해법 마련해야
통합적 사고와 협업 토대로 기술 혁신 시급
'설계부터 다시' 구조 혁신과 개편도 필요
"기대치 높은 것도 문제…성급하면 거품"

AI(인공지능) 시대 현안인 병목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기술력 향상과 구조 혁신, 통합적 접근이 제시됐다.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폐막한 'SK AI 서밋 2025'에 참가한 글로벌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은 'AI 병목'과 '해법 마련'을 AI 시대 당면 현안이자 미래 방향성으로 보고 통합적 사고와 협업을 토대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프라 전반에 대한 통찰과 효율성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기술 개발, 아키텍처(제품 내외부를 연계한 설계 청사진)를 망라한 구조 혁신이 이뤄지면 AI 병목을 풀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 AI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서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DALLE-3]

 

기술적 해법은 AI 추론 증가로 메모리와 컴퓨팅, 에너지 제 분야에서 발생한 공급 부족 문제를 기술 혁신으로 풀겠다는 게 골자다.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늘리고 더 빨리, 더 많이 제품을 만들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효율'을 중심에 둔 패러다임 전환으로 AI 기술을 메모리 반도체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생산 효율을 높여 파트너들에게 최선의 솔루션을 적기에 공급해 문제를 풀겠다는 구상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저전력 고성능 디램(DRAM)인 'AI-D O', 자유자재로 메모리 할당이 가능한 'AI-D B', 로보틱스와 모빌리티로 적용 대상을 확장한 'AI-D E' 제품군을 해법으로 꼽았다. 

 

곽 대표는 차세대 메모리 제품으로 '메모리 월(Memory Wall)'을 극복하고 AI 컴퓨팅의 공동 설계자이자 파트너라 할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역할을 전환하겠다는 비전도 공유했다. 메모리월은 메모리가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컴퓨터 장치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병목이다.

 

▲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2025' 행사에서 AI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행사에서는 기술과 제품 전반에 대한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품과 인프라를 새롭게 설계하는 아키텍처 혁신은 다수 전문가들이 AI 병목을 해결할 해법으로 주목했다.

 

데이비드 패터슨 UC 버클리 대학교 명예교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HBF(고대역폭 플래시메모리), PIM(프로세스 인 메모리)와 PNM(프로세스 니어 메모리) 등 차세대 메모리와 기술을 사례로 들며 인터페이스(접속장치)와 아키텍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터슨 교수는 "프로세서적 관점에서 보면 HBM과 HBF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인터페이스가 다른 제품"이라며 "각각의 장점을 살리고 양질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추가해 시장에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찰스 팬 멤브리지 CEO(최고경영자)도 "공유 메모리의 시간 지연을 줄일 해법이 필요한데 컴퓨팅 시스템과 메모리를 근접시키는 PNM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아키텍처 재편에 무게를 뒀다. 


AI 최우선 과제는 포괄적 협업과 종합적 통찰

 

인프라와 기술에 대한 통합적 사고와 통찰, 생태계 협업은 공통의 화두이자 AI 시대 최우선 과제였다. 미래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스토리지(저장장치), 컴퓨팅의 경계가 희석되고 기업 혼자, 독자 기술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체이스 록밀러 크루소 CEO는 "AI 기술 실현에 필수적인 AI 데이터센터는 여러 부품과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지능 기계로 작동할 것"이라면서 "협업을 통한 통합이 지능(인텔리전스)의 풍요로움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필립 웡 스탠포드 대학교 교수 겸 TSMC 수석 과학자는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융합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앞으로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경계가 희석될 것"이라며 "아키텍처와 기술을 아우르는 융합 제품이 나오는데 중심은 메모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준우 브룩필드자산운용 한국 대표는 "AI기술 발전에 투자할 자본은 움직이고 있지만 인프라는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자본과 네트워크, 에너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대치 높은 것도 문제…시간 필요해

 

이같은 논의와 기대에도 AI 병목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I 투자를 보전할 수익화가 더디고 인프라 확충을 뒷받침할 상품 보급에도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동순 세종대학교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5일 KPI뉴스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려면 투입과 성과의 효율성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AI처럼 불균형이 심한 시장에서는 신기술의 상품화와 구조 개편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기술 진보를 위한 연구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사람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도 문제"라며 "자칫 거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