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이라는데 주가는 30~40% 빠진 조선..."매수 기회"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07-08 17:30:57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 KPI뉴스 '뉴스는 돈이다' 출연
"상선은 아직 초입, 실적과 주가 괴리 오히려 매수 기회"
수주 실적 좋은데 주가 30~40% 빠져…"실적 발표 전 매수해야"
"선가 오르고 슬롯 마감"…FLNG·데이터센터로 커지는 조선 밸류체인

증시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반도체로의 쏠림 속에 소외된 업종이 적지 않은데, 그중에서도 조선업은 유독 아쉬운 흐름이다. '슈퍼사이클'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가는 큰 폭으로 밀려 있다. 이 괴리의 이유가 무엇인가. 

 

'조선의 국모'로 불리는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이럴 때가 (투자)기회"라고 말했다. 엄 위원은 8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슈퍼사이클에 들어섰다는 조선업을 분석했다. 올해 고점 대비 30~40% 빠진 조선주에 대해선 "흔들릴 때가 오히려 기회"라고 했다.

 

"슈퍼사이클, 본업은 아직 초입"

엄 위원은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본업에 해당하는 상선은 아직 완전한 초입 구간"이라는 것이다. 최근 부각되는 데이터센터, 해양방산 등 신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해양방산은 최근 일부 사업에서 아쉬운 결과가 있었지만, 다른 쪽에서 수요는 충분하다"며 "신성장동력 사업들은 모두 초입 단계"라고 진단했다.

화제가 된 캐나다 잠수함 사업 탈락에 대해서도 "그다음이 없다면 악재로 해석하는 게 맞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다르다"고 짚었다. 경쟁 상대였던 독일은 1970년대부터 타입209로 15개국 이상에 수출해 온 '잠수함 시장의 강자'다.

그런 독일과 나토 신규 진출을 놓고 비등하게 경쟁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설명이다. 엠알오(MRO, 유지·보수·정비)까지 합치면 60조 원 규모인 이 시장에서 "잠수함 구매를 원하는 국가는 나토에 집중된 것도 아니고, 중동·남미 등 다양하다. 그런데 실제 이 시장에 참여하는 나라는 프랑스·독일 정도뿐"이라며 "이번 경쟁으로 한국조선업의 몸값과 학습효과가 톡톡히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실적은 좋은데 주가만 안 갔다"

상반기 수주 성적표는 역대급이다. 엄 위원에 따르면 중소형 업체는 이미 연간 목표를 100% 이상 채웠고, 대형 업체도 70% 수준을 채웠다. 지난 2월 전쟁 이후 오히려 계약 빈도는 더 높아진 상황이다. "작년보다 더 좋은 상태로 한 해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문제는 주가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어제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 대비 30~40% 가까이 빠져 있다. 엄 위원은 "슈퍼사이클이라는 펀더멘털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상당하다"며 "반도체 쏠림 효과 속에 작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 재건) 기대감으로 오른 부분을 다시 토해내는 과정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선가 조정은 끝, 발주 속도전 시작"

2026년 수주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근거는 선가 흐름이다. 2024년 9월 말부터 올해 1~2월까지 조정받았던 신조선가는 과거 2006년 하반기와 비슷한 국면이라는 게 엄 위원의 분석이다.

"2007년 선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고 발주가 쏟아지기 전에도 이런 조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친환경 선박 전환 기조가 꺾이지 않는 이상 관망은 의미가 없고, 최근 신조선가는 척당 50만~100만 달러씩 오르고 있다. 슬롯(도크)이 마감되는 분위기 속에 "조선업체들은 맘 놓고 부르는 편이고, 선주들도 이를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2030년까지도 걱정할 시장 상태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LNG선·FLNG 해양 프로젝트도 중동을 넘어 호주·북미·유럽·동남아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산 LNG는 운송 기간이 중동산의 두 배에 달해 그만큼 더 많은, 더 고스펙(고사양·고성능)선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강자인 삼성중공업을 주목했다. "과거 해양플랜트는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2020년 이후 발주가 활발해지며 삼성중공업의 수주 점유율이 70%에 달한다"며 "실적 구성에서도 방산·해양 비중이 10~20%대로 올라오고 있고, 내년 하반기면 안정적으로 20%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조선 3사는 이미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며, 삼성중공업도 곧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AI 데이터센터향 기계장비 업체들이 30%대 이익률을 내는 만큼, 조선업의 신사업 부문에도 그에 걸맞은 성장성을 반영해줘야 한다"고 짚었다. 투자자가 먼저 봐야 할 지표로는 "매출이 역행하지 않고 순항하는지, 영업이익률 개선 추이가 유지되는지 두 가지"를 꼽았다. "수주는 이미 연간 목표의 70%를 채웠으니, 수주 뉴스가 제때 나오는지만 확인해도 잔고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최선호주는 HD현대그룹"

최선호주로는 HD현대그룹을 꼽았다. "조선·방산·해양·엔진을 모두 갖춘 올라운더"라며 "엔진 사업 특성상 완성조선보다 수익성이 높고, 로열티 없이 외부 판매까지 가능해 고정비 커버 효과가 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진입 여부, 한화오션의 환헤지 미실시에 따른 환율 효과도 관전 포인트로 짚었다. 세진중공업·오리엔탈정공 등 기자재 업체에 대해서는 "엔진부터 조정받은 만큼 상승 여력이 있고, 컨테이너선 건조가 늘어나는 2027년부터는 거주구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끝으로 투자 전략에 대해 "실적 발표 전, 지금 분할매수하라"고 권고했다. "매출에 큰 타격이 없다면 지금 같은 조정은 오히려 기회"라는 것이다. 하반기 변수에 대해서는 "생산 효율이 계획보다 좋아지고 있는 만큼 특별히 경계할 요인은 없다"며 "도크가 안정적으로 확보된 지금, 과거 사이클과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이 섹터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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