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이강섭 샤니 대표, 국감장서 고개 숙여 사과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0-12 17:30:04

샤니와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에 산재 책임 추궁
양 대표, 잇단 질의에 연신 머리 숙여
코스트코 사망자 친형, 참고인으로 증언

이강섭 샤니 대표가 12일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연신 머리를 숙였다. 이날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선 반복되는 SPC그룹 계열사 산재 사고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경기도 평택 소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지난 8월 유사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책임 소재를 물었다.

 

증인으로 참석한 이 대표는 "죄송합니다"며 사과하면서도 "(회사 책임은) 고용노동부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으로 여기서 제가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 12일 열린 환노위 국정감사에 이강섭 샤니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하고 안전대책을 약속했는데도 똑같은 사고가 또 발생했다"며 "결국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약속은 거짓말이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장비 도입·시설 보수·작업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 현황, 산재 건수, 대책 등을 질의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혼자 증인으로 나와놓고 (산재 현황을 묻는) 질의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룹 회장이 반드시 종합감사장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사고에 대해 "SPC그룹은 사고 책임을 회사가 아닌 동료 노동자들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다"며 "이번 사망 사고 책임이 SPC에 있느냐, 동료 노동자에게 있느냐"고 이정식 노동부 장관에게 물었다.

 

이 장관은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며 "동료가 설령 실수했다고 해도 근본적으로는 충분히 예방 조치를 취했다면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샤니 성남 공장이 SPC그룹 전체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이 문제는 경영을 책임지는 대표이사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룹의 최고 책임자는 소유자이므로 회장이 나와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샤니 산재 원인에 대해 위험 기계에 대한 안전 인증과 자율 안전 확인 제도 등을 언급하고 사각지대가 무엇이 있고 어떻게 개선할지 검토해줄 것을 장관에게 요청했다.

 

조민수 코스트코 코리아 대표도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근무하던 30대 노동자가 근무 중 온열 질환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참석했다. 

 

▲ 12일 열린 환노위 국정감사에 조민수 코스트코 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매출 5조 원이 넘는 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에서 젊은 청년이 죽었다"며 "그런데 조 대표는 노동자 빈소에 가서 지병 때문이라는 식으로 발언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의원은 "왜 사망했는지 회사에선 서류를 보완하고 재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사망자 가족과 이걸 보는 국민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조민수 대표는 "직원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안전을 담보하고 확실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우리 책무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자식이자 형제를 잃은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코스트코 코리아 사망자의 친형인 김동주 씨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에 나섰다.

 

▲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왼쪽)과 코스트코 코리아 사망자의 친형인 김동주 씨.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정 위원장은 국내 대형마트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모두 노동자 건강과 안전을 위한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코스트코는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협약 체결을) 하지 않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 위원장은 "그런데 조 대표는 여기 나와서 개선할 게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얘기한다"며 "코스트코는 한국 노동자들을 쓰다 버리면 되는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김동주 씨는 "하남점 관리자와 함께 장례식장에 조문을 온 조 대표는 '병을 숨기고 입사한 것이냐'라는 말을 했다"며 "그런데 조금 전 의원 질문에 대해 조 대표는 아주 단호하게 발언을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조민수 대표가 증인으로서 위증을 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반복해 해명했다. 김동주 씨는 "동호는 사흘 내내 40도가 넘나드는 곳에서 시원한 물도 없이 수백kg의 카트를 이끌며 하루 4만 보 넘게 걸었다"며 "이게 산재나 중대죄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사망자가 관리자 한 명에게 지속적으로 직원들과 고객들 앞에서 인격적으로 모독을 당했다고 했다. 김동주 씨는 "우리 가족은 슬픔 속에서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산재를 입증하기 위해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코스트코에 꼭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금 제기된 진정에 대해선 과태료 처분,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선 조치했다"며 "사망 사고에 대한 조사와 처벌은 엄정하게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은 단순히 쓰다가 필요 없으면 갈아끼거나 버리는 존재가 아닌, 존중받으면서 같이 가야 할 동반자"라며 "이런 생각들을 우리 사회가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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