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소동에 주가↓·환율↑…외국인 이탈 우려 커져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2-04 17:40:57
"증시 붕괴 막으려면 빨리 유동성 공급해야…실제로 주식사야 시장 안정"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로 금융시장이 태풍을 만난 조각배마냥 흔들리고 있다. 국내 상황을 불안하게 본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이 한동안 지속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4% 떨어진 2464.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677.15)은 1.98%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0원을 기록했다.
증시 하락과 환율 상승은 윤 대통령이 전날 오후 10시 25분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금융시장은 큰 상처를 입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에서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외국인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한동안 외국인 이탈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가뜩이나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중국 리스크 등으로 국내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부정적 시각이 곱지 않았다"며 "여기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쳐 국내 신인도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전날 코스피에서 5000억 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이날 4088억 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3402억 원, 기관이 168억 원 각각 순매수했지만 코스피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선 148억 원 순매도했다.
증시 등 시장이 흔들리는 기미가 보이자 정부 기관들이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주식, 채권, 단기자금, 외화자금시장 등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 등 시장안정조치도 언제든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한국은행도 단기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이날부터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하기로 했다.
박 연구원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유동성 공급 확대가 원화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이번 사태는 한국만의 고유 정치 이슈라 외국인이 무척 불안하게 볼 것"이라며 "외국인 이탈과 높은 변동성이 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증시 붕괴를 막으려면 정부가 빨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로만 유동성 무한 공급을 외칠 게 아니라 실제로 자금을 투입해 주식을 사야 한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증시가 무너지면 실물경제까지 악영향을 받는다"며 조속한 조치를 주문했다.
한동안 시장이 불안하겠지만 우려만큼 위험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이 증시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할 순 있다"면서도 "비상계엄 해제가 빨랐던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도 "빠른 계엄 해제로 야간 거래 시간대 원·달러 환율, 야간 선물 시장 등의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은 전일 야간 거래 시간대에 144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스피 야간 선물도 한 때 4%대 하락세를 보였으나 계엄 해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줄였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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