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문턱 낮췄더니 쏠림만 심화…경쟁률 올랐는데 '미달단지' 늘어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5-08 17:41:05

청약제도 변경 전·후 평균 경쟁률 '13.3대 1→23.2대 1' 상승
'청약완판' 단지는 오히려 감소…10곳 중 8곳 미달세대 발생

아파트 청약의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뀐 이후 청약 경쟁률이 높아졌지만 '완판 단지'는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가세한 수요가 인기 단지에 집중되면서 '되는 단지만 되는' 쏠림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접수를 진행하고 당첨자 발표를 마친 단지는 총 101곳이다. 변경된 청약제도를 적용하기 위해 청약홈 개편 작업이 진행된 기간(3월 4일~22일)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개편 전에 79곳이, 개편 후에 22곳이 청약접수를 받았다.

 

▲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KPI뉴스 자료사진]

 

전체적인 청약 경쟁률은 제도개편 이후 상승했다. 청약홈 개편 전 79개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3.3대 1이었는데, 청약홈 개편 이후에는 22개 단지가 평균 2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부부의 중복청약 허용 △배우자의 주택소유 여부나 당첨이력 배제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기간 합산 △소득·자산요건 완화 등 청약 문턱을 낮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청약 경쟁률 상승이 분양시장 전반의 온기로는 연결되지는 못했다.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에서 모든 공급유형의 청약접수를 마친 '청약완판 단지'의 비중은 줄었다. 제도개편 전에는 35.4%(79개 단지 중 28개)였던 완판 단지 비중이 개편 후에는 22.7%(22개 단지 중 5개 단지)로 떨어졌다. 

 

소수 인기 단지의 경쟁률만 이전보다 높아졌다. 지난달 8, 9일 접수를 진행한 충남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가 대표적이다. 44세대 모집에 청약통장 1만7929개가 몰리며 40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성남 복정1지구에서 분양한 '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는 143가구 모집에 6253명이 몰려 43.73대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제도개편 전후 '청약완판' 단지의 평균경쟁률을 비교하면 개편 전 36.1대 1에서 개편 후 97대 1로 크게 상승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예비청약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에 이전에 약 1000명이 몰릴 만한 단지라고 한다면 지금은 약 1500명이 몰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경쟁률도 올라가는 상황이고, 자연스럽게 당첨자의 가점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청약제도 개편 전·후 평균경쟁률 및 '청약완판 단지' 비율 비교.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인기 단지 쏠림'은 바꿔 말하면 '비인기 단지의 소외'가 된다. 청약제도가 바뀐 이후로 분양일정을 진행한 단지 77.3%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경남 함양군에서 분양한 '하이페리온 골드'는 34세대 모집에 단 1명만 접수(경쟁률 0.03대 1)했다. 인천 '영종 진아레히'(0.08대 1), 부산 '디에트르 디오션'(0.12대 1), 대전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0.46대 1)도 외면을 받았다.

 

청약 참패 원인으로는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개편 이후 분양했던 단지들의 분양가가 너무 높았다"며 "청약 참여 조건을 아무리 좋게 풀어줘도 매력적인 가격이 아니면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의 양극화 경향이 앞으로도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예전처럼 아무거나 사도 가격이 오르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격 메리트나 경쟁력이 있는 단지로만 극단적으로 몰린다"며 "규제 완화가 인기 단지의 경쟁률만 계속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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