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요양사업 속속 진출…초고령화·'이재명 공약' 기대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6-25 17:36:00
초고령사회 대응 전략…생애 전반 종합 금융서비스 제공
생명보험사들이 요양사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가 대두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 공약에 대한 기대감까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지난 16일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 법인 설립 등기를 신청했다. 자본금 300억 원 규모로 요양 시설 등 노인복지시설 운영을 전담하며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회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생명은 서울·수도권 수요를 겨냥해 경기 고양시 일대에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시설 설계를 준비 중이다.
기존 요양사업 선두주자들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KB라이프는 지난 2일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의 사업 확대를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달에는 서울 은평구에 정원 144명 규모의 '은평빌리지'를 개소했으며, 오는 8월과 10월에는 각각 광교·강동빌리지를 열어 요양인프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기존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시니어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로 전환하고, 올해 1월 250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12월 경기 하남에 요양원을 개원하고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실버타운을 오픈할 예정이다.
삼성생명도 올해 요양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보험을 넘어서는 보험을 발굴하겠다"며 "올해 시니어리빙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시니어리빙 TF'를 '시니어 비즈팀'으로 격상하고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요양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목적이 크다.
국내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구성비는 20.3%로 초고령사회(20% 이상) 기준을 넘어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생보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이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고객 생애 전반에 걸친 종합 금융서비스 제공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요양사업 자회사를 둔 생보사들이 금융지주 계열사이거나 업계 최상위 대형사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은 태아보험부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인간 생애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은행·증권·보험·신탁 등 풀 라인업을 통해 개인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요양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요양사업은 적자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 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50억 원)보다 적자폭이 더 확대됐다. 신한라이프케어도 2023년 43억 원, 2024년 2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설비 투자가 많은 사업이다 보니 단기적으로 수익을 낼 만한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시설 투자 시 500억 원 정도의 초기 비용이 들어가고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한다"며 "손실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계속 관련 사업에 신규로 뛰어들거나 확장하는 데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공약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요양병원 입원환자 간병비가 건강보험 급여체계에 포함된다면 고령층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자연히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요양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은 요양시설 설립 시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하고 임차는 불가능하도록 돼 있다. 소비자 수요가 높은 지역에 요양시설을 설립하려면 자금마련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이를 감안해 제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3월 보험개혁회의에서도 보험사의 요양사업 관련 규제완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며 "요양시설 부지 직접 소유 규제는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불발돼 추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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