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참여율 0.5% 불과…"동종집단 내 경쟁 치열해져야"

김신애

love@kpinews.kr | 2024-08-13 18:08:14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기업 7개 중 6개가 금융사
"공시 참여 후 주가 상승 선순환 이뤄져야 참여율 오를 듯"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지부진하다. 참여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가 아직은 띄엄띄엄한 모습이다. 가이드라인이 나온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14개에 불과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상장사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립하는 발전전략이다. 기업들이 의미 있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하고 공시함으로써 주가 부양을 꾀하려는 목적이다. 

 

13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가 시작된 지난 5월 27일부터 13일까지 14개 기업만 공시에 참여했다. 이날 기준 코스피 상장사는 844개, 코스닥 시장은 1742개로 총 2586개다. 상장사 중 공시 참여율은 0.5%에 불과하다.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것과 앞으로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일정을 공시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공시에 참여한 14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키움증권, 에프엔가이드, 콜마홀딩스, 우리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신한지주, BNK금융지주 순으로 계획공시에 참여했다. 이 중 에프엔가이드를 제외한 6곳이 모두 금융사였다. 에프엔가이드도 금융정보업체인만큼 7곳 모두 금융권 관련 기업인 셈이다. 

 

나머지 7개 기업은 향후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일정을 공시하는 예고 공시에 참여했다. KB금융, DB하이텍, HK이노엔, 콜마비앤에이치, 카카오뱅크, 케이티앤지, 컴투스 순으로 참여했다.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상장사가 공시해야하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상장기업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립하는 발전전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거래소는 7월 초부터 중소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과 공시를 지원하기 위한 1대1 맞춤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은 자산총액 3000억 원 미만인 기업을, 코스닥시장은 자산총액 1500억 원 미만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안에 각각 50개 사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기준 맞춤 컨설팅에 지원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선 8개사가, 코스닥시장에선 44개사로 총 52개사다. 상대적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관심도가 높았다. 

 

국내 상장사들의 공시 참여율이 낮은 데 대해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시 기한을 애당초 못박지 않은 데다 아직 가이드라인 발효 후 기업이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목표를 제시하고 그 속에서 단기목표를 세우며 로드맵을 작성해야하는데 장기목표를 세우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이미 주주가치 제고를 준비했던 기업 위주로 공시 계획이 이뤄졌다"고 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점차 상장사들의 공시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보통 기업의 재무재표가 연 단위로 확정이 되고 다음 해 사업계획을 준비할 때 공시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빠르면 3분기 말, 늦어도 4분기에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많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은 작년 말에 공시를 많이 했다"며 "앞으로 밸류업 공시 기업에 대한 지수 편입,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가 확정되면 공시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밸류업 공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선 두 전문가 모두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 동종집단의 압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팀장은 "세제혜택 등 참여기업들에 대한 인센티브와 함께 동종기업간 경쟁이 중요하다"며 "경쟁기업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면 동종기업도 따라서 하는 군집효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했다는 걸 기업 홍보에 활용하면 경쟁기업들의 공시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밸류업에 참여했더니 주가가 오르는 등 선순환이 이어진다는 걸 시장 참여자들이 실감할 때 공시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실장 역시 "금융사들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밸류업 공시 참여율이 높은 것도 금융권의 피어프레셔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공시 관련 세제혜택이 없음에도 피어프레셔가 작용해 우리의 코스피200과 같은 닛케이225에 포함된 225개 기업 중 200개 이상의 기업이 공시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신애 기자 lov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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