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자' 네이버·엔씨AI, '국대 AI' 경쟁서 탈락, 왜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6-01-15 17:50:48
"기술적·정책적·윤리적 기준 위반…문제도 발생"
탈락팀 2개…네번째 정예팀 두고 '패자 부활전'
네이버·엔씨, KT·카카오에도 도전 기회 부여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국가대표 AI' 3강이 됐다. '2강'으로 주목받던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와 'AI 돌풍' 주역인 엔씨에이아이(NC AI)는 이번 평가에서 탈락했다.
두 컨소시엄은 과거 정예팀 모집에서 탈락한 KT, 카카오 등과 더불어 '공석'이 된 1개 정예팀 자리를 두고 다시 경합한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안에 1개 정예팀 선정을 위한 추가 공모를 진행하고 국가대표 AI 선정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국가대표 AI) 선정을 위한 1차 단계 평가 결과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SKT 정예팀이 2차 단계로 진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탈락팀이 2개로 늘어나면서 공석이 된 1개 정예팀은 새로 충원한다. 과기정통부는 추가 공모를 통해 정예팀을 조속히 선정하고 해당 컨소시엄에는 다른 3개 정예팀과 동일한 수준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데이터를 지원하고 'K-AI 기업' 명칭을 부여할 계획이다.
'꼴찌' 이어 '과락'까지…탈락팀 1개에서 2개로
네이버와 엔씨가 탈락한 이유는 '과락'과 '꼴찌'다. 엔씨는 5개팀 중 최하위 점수를 받았고 네이버는 정부가 원칙으로 제시한 기술적, 정책적, 윤리적 측면을 위배한 것으로 평가돼 탈락했다.
심사는 5개 팀이 개발한 AI 모델에 대해 벤치마크(현장 측정)와 전문가 및 사용자 평가를 진행한 후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종 점수는 LG AI연구원이 1위,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그 다음, 엔씨는 탈락 대상인 5위였다.
심사에서 중요하게 평가한 부분은 AI모델 성능(AI Frontier Index)과 현장 활용 가능성, 모델크기를 비롯한 비용 효율성, 국내외 AI 생태계와 사용성에 대한 파급효과였다.
네이버는 중국산 '비전 인코더 사용'이 문제가 됐다. 정부 기준인 '독자성' 위배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비전 인코더는 외부 이미지와 영상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기술인데 네이버는 이를 중국 알리바바의 '큐웬(Qwen)' 모델로 채웠다. 이는 정부가 '자국 인공 지능(소버린 AI)'의 기준으로 제시한 '처음 시작부터(프롬 스크래치)'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지적되며 AI 업계에 거센 '국산화 논쟁'을 유발시켰다.
정부는 네이버가 개발한 멀티모달(전방위적) 방식의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이 '글로벌 AI 모델 의존도 완화'와 '독자 AI모델 기술력 확보'라는 당초 취지에 어긋난다고 봤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네이버의 비디오 및 오디오 인코더 사용"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스스로 직접 설계하고 학습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류 차관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나 " 가중치를 초기화한 후 학습·개발을 수행하는 것이 모델의 독자성 확보를 위한 최소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적, 윤리적 측면에서도 네이버의 외산 기술 채용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류 차관은 "국가 인프라에 외산 AI 모델을 활용할 경우 국가 기밀 유출 우려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완전한 우리 기술로 AI모델을 개발하거나 라이선스 제약 없는 오픈소스를 활용해 스스로 개발·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리적 측면에서도 오픈소스 활용에 대한 레퍼런스 고지 등 라이선스 정책을 준수해 모델의 신뢰 확보와 공개 검증 강화, 투명성을 제고해 AI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부에서 제기된 '독자 AI 모델의 정의가 명확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명했다. 정예팀 선정을 위한 공모안내서가 근거였다. 이 곳에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해 '모델의 설계부터 사전학습 과정 등을 수행한 국산 모델(타사 모델에 대한 라이센싱 이슈 부재)'이라고 정의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공지에서도 '해외 AI 모델의 미세조정(파인튜닝) 등을 통한 AI모델 개발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말을 명시해 기준과 정의를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정예팀 두고 '패자 부활전'…KT, 카카오도 기회
네이버와 엔씨에게는 '패자 부활전' 기회가 주어진다. 정부는 '모든 참여 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모두가 승자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공석이 된 '네 번째 정예팀' 자리를 추가 공모할 예정이다.
참여 자격은 최초 프로젝트 공모에 접수했던 컨소시엄과 1차 단계 평가에서 탈락한 엔씨와 네이버, 그 외 역량 있는 기업 모두에게 주어진다. 지난해 정예팀 선정에서 탈락한 KT와 카카오, 카이스트, 코난테크놀로지 컨소시엄 등이 모두 네 번째 정예팀에 도전할 수 있다.
류 차관은 "프로젝트의 취지가 가장 치열하게 경쟁해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내는데 있고" 이는 "추격 기업들이 자극을 통해 또 경쟁하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며 "1라운드 결과에 영향 받지 않고 새롭게 출발하고 재도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앞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 자원에 한계가 있어 지금의 평가 방식을 취하지만 탈락 기업에게도 지속적인 지원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미래를 걸고 시작한 사업인 만큼 결과에 승복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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