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열흘 부동산법안 10여건 발의…재초환 폐지 등 관심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6-10 17:52:12

'재초환 폐지법안' 보폭 맞추는 여당과 정부
野도 동의할지 미지수…종부세 폐지도 비슷
노후도시법·조특법 등 재건축에 영향
전문가 "부동산, 정쟁대상으로 삼아선 안돼"

첫발을 뗀 지 약 열흘이 지난 제22대 국회에서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여야 의원이 자신의 임기 초기 '○호 법안' 타이틀을 걸고 발의한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도 크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 지난 5일 개원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우원식 신임 국회 의장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약 266건의 법안이 제출됐다. 이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법안으로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도(재초환) 폐지안 △노후계획도시 정비법 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 등 10여 건이 있다.

 

현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법안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1호 법안으로 지난 5일 대표발의한 '재초환 폐지법안'이다. 김 의원은 재초환이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도입한 과도한 규제이므로, 지금처럼 고금리와 원자재 급등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선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해서라도 조합원의 과도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KBS에 출연해 "재초환은 재건축을 막기 위해 만든 제도"라며 "이제는 재건축을 할 만한 때가 됐고 정부 기조는 가능하면 지원까지 해주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정부는 앞으로도 부동산 관련 입법의 손발을 맞출 방침이다. 의원실에 따르면 김 의원은 2호 법안으로 종합부동산세 폐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박 장관도 "종부세는 징벌적 과세라 세금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폐지에 찬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법 개정이 이뤄질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환수 기준을 3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늘리는 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의석 절대다수를 갖고 있는 야당이 정부·여당의 재초환 폐지 방침에 순순히 동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야당은 종부세를 폐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다.

 

▲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빌라촌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노후계획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무주택 세입자에게 이주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주거가 불안한 세입자들이 사업에 반감을 가질 수 있고 사업의 주민동의율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있다. 현행법에서는 1주택자가 재건축·재개발 이후 2개의 집을 공급받는 경우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개정안은 이런 세제가 과도하다고 보고 똑같이 비과세 혜택을 주려는 취지다.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간접적이지만,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도 여야 의원들의 발의로 3건이 올라와 있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안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정비발전지구'를 도입하자는 것이고 같은 당 이정문 의원안은 수도권정비 과정에 지방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안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상생협력지구'로 지정해 발전시키자는 내용이다. 

 

정부가 전세사기 문제의 대안으로 꼽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와 관련한 법안도 제출됐다. 임대기간 경과 후 기존 임차인이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우선권을 줌으로써 임차인의 주거불안정을 해소하자는 안(민주당 송옥주 의원안)이다. 비슷하게 민간사업자의 민간임대주택도 장기간 거주한 입주민에게 우선 분양전환하자는 안(민주당 허종식 의원안)이 발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22대 국회가 정쟁이 아닌 시장을 중심에 두고 입법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문제는 민생 및 주거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이므로 정쟁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될 것"이라며 "지난 국회처럼 여야가 협치하지 않고 입법이 차일피일 미뤄진다면 결국 무주택 서민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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